학교지킴이 시스템 유명무실

대낮 전남 영암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던 여아 4명이 강제 성추행을 당해 충격을 주고 있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10세도 안된 여야 4명을 잇달아 성추행한 뒤 휴대전화로 나체 사진을 찍은 선원 박모(64)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달 13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4월 26일 정오쯤 전남 영암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던 7세 여아 두 명에게 다가가 "자전거를 태워주겠다"고 구석진 곳으로 유인한 뒤 성추행하고 사진 촬영을 했다. 박씨는 이어 같은 날 오후 4시 9분쯤 학교로 다시 찾아 가 혼자 놀고 있던 9세 여아를 인근으로 데려가 성추행했다. 검찰 조사결과 박씨는 지난달 19일에도 같은 방법으로 다른 여아를 학교 운동장에서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수강간 등 동종 전과 2범인 박씨는 피해 아동의 어머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범행을 저지른 날 오후 6시쯤 붙잡혔다.

지난 2010년 6월 발생한 '김수철 사건' 이후 일반인의 학교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박씨는 학교를 드나들 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당시 범인 김수철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8세인 A양을 납치해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후 학교 지킴이 시스템이 운영되는 등 학교 출입 통제가 강화됐으나 사고가 난 이 학교는 전직 경찰관 등이 평일 오후에만 근무할 뿐 토요일 오후에는 무방비 상태였다. 더구나 사고 당일 학교 내 CCTV는 정상 작동하고 있었지만 이를 관리할 경비원이나 당직교사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다른 학교도 주말이나 휴일에는 출입 통제 인원이 적어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교육당국과 각급 학교에서 이에 대한 세심한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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