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포 사업가 김모(42)씨가 노숙자에게 호의를 베풀었다가 소지품을 몽땅 털렸다. (사진=방송 화면 캡처, *사진은 사건과 관련 없음)
재외교포 사업가 김모(42)씨가 노숙자에게 호의를 베풀었다가 소지품을 몽땅 털렸다. 노숙 경험이 있던 김씨는 측은한 마음에 노숙자에게 술과 잠자리를 제공하며 호의를 베풀었지만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김씨는 24일 오전 9시경 부산시 사상구 괘법동의 한 호텔에서 일어났다가 깜짝 놀랐다. 현금 150만원, 의류, 신발, 여행용 가방 등 249만원 상당이 사라진 것이다. 말 그대로 속옷만 빼고 몽땅 털렸다. 범인은 전날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난 노숙자 노모(49)씨였다.

10여 년 전 남미로 건너가 사업으로 성공한 김씨. 이민 후 처음 귀국한 그는 편의점에서 우연히 노씨를 만났다. 남미로 가기 전 사업실패로 6개월간 노숙생활을 한 그는 노씨를 측은하게 생각했고, 이야기를 나누다 그의 고향이 순천인 사실을 알게 돼 주말에 함께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다. 김씨는 노씨와 함께 호텔로 술자리를 옮겨 만취한 후 잠이 들었다. 다음날 노씨는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김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시외버스터미털 주변에서 노씨를 검거했다. 그는 옷과 신발을 새로 갖춰 입고 서울로 달아나려고 하다가 붙잡혔다.

김씨는 “옛 생각이 나서 호의를 베풀었는데 황당할 뿐”이라며 “신고해도 언제 일이 처리될지 모르는 남미 경찰과 달리 반나절 만에 범인을 잡은 한국 경찰의 실력에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노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해 조사한 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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