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작 "가난한 집 애들이 왜 배 타서…" 발언 논란 일자 사퇴

오정현 "정몽준 아들 발언 틀린 말 아냐" 발언도 뒤늦게 알려져

세월호 희생자들을 향해 ‘망언’을 내뱉은 조광작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부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이 가운데 오정현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가 정몽준 아들의 발언과 관련해 “국민 미개 발언은 틀린 말 아니다”고 주장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사진은 오정현 목사. (사진=사랑의 교회 홈페이지 캡처)
세월호 희생자들을 향해 ‘망언’을 내뱉은 조광작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부회장직에서 사퇴했다.

한기총은 “조광작 목사의 발언이 문제가 된 직후 조 목사의 사표를 홍재철 회장이 수리했다”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23일 밝혔다.

조 목사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말한 것인데 생각이 짧았고 물의를 일으켜 다시 유족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발언 내용에 대한 것은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이 자리를 빌어 유족들과 국민들 앞에 그리고 한기총 전 회원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지난 20일 임원회의에서 “가난한 집 아이들이 경주 불국사로 수학여행을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뱉었다. 그는 “천안함 사건 때 국군 장병들이 숨졌을 때는 온 국민이 조용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애도하며 지나갔는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모르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은 사람은 모두 백정”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가 사퇴했지만 한기총 목사들의 망언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오정현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가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이 틀린 말이 아니다”고 말한 사실이 23일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의 교회는 한기총의 대표적인 교회다.

오 목사는 지난달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가주 소재 사랑의 교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번에 정몽준 씨 아들이 ‘미개하다’고 했다”며 “사실 잘못된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아이답지 않은 말을 해가지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세월호 피해자들이) 총리에게 물을 뿌리고 인정사정이 없는 거야, 몰아붙이기 시작하는데…”라며 희생자 가족을 비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사실은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인 황모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오 목사의 발언을 녹취한 음성 파일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황 씨는 “당시 이 내용을 들은 남가주 사랑의 교회 성도들이 분하여 필자에게 제보한 음성파일”이라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목레기’(목사와 쓰레기의 합성어) 등의 별명을 붙이며 망언을 뱉은 목사들을 맹비난하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