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제품·솔루션마케팅 집중으로 수익성 개선

국내외 부실사업·자산 정리로 재무구조 개선 박차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솔루션마케팅의 일환으로 고객사 현장을 찾아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왼쪽부터 권오준 포스코 회장, 강홍구 고려제강 공장장. 사진=포스코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철강 본원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며 주력인 철강을 제외한 비핵심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권 회장은 그간 실적 악화로 분위기가 침체됐던 회사에 ‘POSCO the Great’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매진했다.

권오준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 철강사업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품뿐만 아니라 이용기술 제공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치경쟁력을 제공하는 ‘솔루션 마케팅’도 강조해 왔다.

본원경쟁력 강화 위해 WP와 솔루션마케팅에 집중

포스코는 2014년 국내외 시황부진에도 불구하고, 철강본원 경쟁력 강화로 고부가가치 제품 및 솔루션마케팅 연계 판매량 증가, 재무구조 개선, 무역 부문에서의 실적개선 등을 통해 연결기준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2%, 7.3% 늘어났다. 이를 금액으로 보면 매출이 65조1,000억 원, 영업이익이 3조2,000억 원에 달한다. 포스코 단독으로는 매출액 29조2,189억 원, 영업이익 2조3,500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포스코는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표적 고부가가치강인 WP(World Premium)제품과 솔루션 마케팅 연계 판매량을 각각13%, 186% 늘렸다. 특히 WP제품 점유비를 33.3%까지 확대시킴으로써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해외 철강법인 판매량도 전년 대비 54% 늘어난 716만 톤을 기록했다. 포스코의 기술 경쟁력 강화 활동은 WF(World First)제품 17종, WB(World Best)제품 20종을 개발하는 등 고유기술 개발 및 판매 기반 구축에 집중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포스코는 가장 먼저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 철강사업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특히 제품뿐만 아니라 이용기술 제공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치경쟁력을 고객사에 제공하는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 왔다. 솔루션마케팅이란 고객에 대한 기술지원과 영업지원을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공급, 고객의 가치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활동을 일컫는다. 흔히 산업·시장 분석, 솔루션 개발·관리, 솔루션 출시·홍보, 판매 가속화 지원, 고객관계 관리강화 등 5단계로 진행된다.

철강산업에서 솔루션은 하드웨어인 강재와 소프트웨어인 이용기술이 결합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시장환경과 고객의 요구를 고려해 제품설계와 생산에 이를 반영한다. 이러한 점에 주목하고 있는 포스코는 고수익 산업별로 고객의 요구를 선도할 수 있는 강재와 이용기술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고객가치를 제고하고, 고급강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활동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연구소 내 이용 기술 개발 관련 인력을 철강산업본부로 이동시키는 방법을 통해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시장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 솔루션마케팅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우선 고객이 만족하는 우수한 품질이 갖춰져야 하는데, 좋은 품질의 고급강을 생산하려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조업제어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포스코는 연구원과 현장직원이 머리를 맞대는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특히 제품판매 전후로 고객사에 제공할 서비스를 통합 관할하는 철강솔루션센터는 시장지향적 제품개발, 안정적인 고급재 생산과 판매 확대도 지원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포스코는 고객의 니즈를 경청하고 빠른 시간 내에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전세계 23개 TSC(Technical Service Center)를 고객과 근접한 곳에서 운영함으로써 실시간 고객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국내 4개 지역에서 TSC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의 경우는 광저우·상하이·베이징·창춘·선양·충칭 등 6개 지역에서 TSC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인도 3개, 일본 4개, 동남아 4개, 미주 2개 등 전세계에 23개 TSC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TSC를 향후 31개 지역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TSC는 거점별 ‘작은 솔루션 센터’로 EVI, 분석, 솔루션 개발, 기술지원, 품질인증 등을 수행한다. 트러블슈팅(trouble shooting), 클레임 처리 등 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해당 지역의 생산법인, 가공센터, 판매법인을 지원하며 본사와 협업하는 역할도 TSC의 몫이다.

포스코는 올해도 철강본원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철강제품판매 목표인 5,000만 톤 달성을 위해 고수익 WP제품 점유비율을 지난해 33.3%에서 36%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솔루션 마케팅 및 고유기술 판매활동 또한 더욱 강화해 수익성 향상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전 공정에 솔루션 마케팅 지원, 티볼리 탄생

지난 1월 첫선을 보인 소형 SUV ‘티볼리(TIVOLI)’는 ‘코란도C’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쌍용차의 야심작이다. 포스코는 모델 개발 초기부터 EVI(Early Vendor Involvement) 활동을 펼치며 차체에 적용할 강종을 제안하는 등 솔루션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양사는 연비와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와 차량 경량화 추세를 반영해 수많은 기술 협의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티볼리 차체의 약 72%에 우수한 고장력강이 적용됐다.

포스코는 티볼리 외에도 쌍용차와 ‘차세대 경량트럭 공동개발 기술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양사에 원활한 소통을 담당할 수 있는 부서를 두도록 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혹독한 구조조정 통해 재무구조 개선 '총력'

이와 함께 포스코는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포스코특수강과 포스화인 지분 매각, 마산백화점 등 비핵심자산 처분, 매출채권 유동화를 통한 현금 확보 등으로 2조 원의 비부채성 자금을 조달했다.

포스코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비핵심 자산 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권오준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발족하며 '사즉생'의 각오로 구조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천명했다.

해외 자산 매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월 미국 강관제조업체인 USP(United Spiral Pipes)의 지분 35%를 러시아 철강업체인 에브라즈에 매각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USP는 포스코가 2007년 US스틸, 세아제강과 함께 총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다. 설립 당시에는 미국 정유산업의 활황으로 송유관 수요가 많아 성장 잠재력이 컸으나 최근 유가 하락으로 경영이 어려워졌다. 남미에서 조림사업을 하기 위해 이건산업과 함께 설립한 '포스코-우루과이'를 현지 업체에 매각하는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포스코는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2조 원의 자금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1조 원을 추가로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사회 스스로도 포스코의 책임경영체제 구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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