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종인, 만찬 회동에도 '빈손'

尹 "시간 필요" 金 "확정적 얘기 안해"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저녁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서울시내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회동했다.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두고 막판 갈등을 벌여왔던 만큼, 이날 만남에서 합류 여부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론에 이르는 데 실패했다. 결국 윤 후보는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빈자리로 둔 채 오는 25일 선대위 주요 인선을 발표하기로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8시5분까지 서울 중구의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만나 저녁을 함께했다. 이날 회동은 윤 후보 측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자리에는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도 함께했다.

윤 후보는 식사를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인선에 대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며 “구체적 사유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 추가 회동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따로 약속한 것 없다”면서도 “김 전 위원장이 '어떻게든 잘되도록 도와주겠다.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는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간을 갖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또한 25일 발표하기로 예정된 선대위 인선은 김 전 위원장을 배제하고 이뤄지느냐는 질문에는 “예정된 것이다.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총괄본부장은 발표를 해야 할 것 같다. 김 전 위원장께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 여부에 대해 “아직 확정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회동에 대해 “특별한 결과라는 게 나올 수 없다”며 “내가 왜 지금과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후보와 특별히 이견이 생긴 게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기능 발휘는 선대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쓸데없는 잡음이 생기면 될 수가 없다고 이야기한 것”이라면서 “출발을 잘해야지 도중에 쓸데없는 잡음이 생기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사전에 제대로 정비를 하고 출발하자는 뜻으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인선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윤 후보는 지난 21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의 3각 체제 확정, 발표했다. 다음날인 22일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의 선대위 인선이 일방적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 자신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거부에도 김 위원장 인선을 강행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인 거부감은 없으나, 그가 선대위에서 자신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은 상임위원장을 굳이 2명이나 둘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한 명의 상임선대위원장은 당연직인 이준석 당대표다.

김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여부가 이날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회동으로 진전된 분위기가 조성됐다. 양측 모두 여지를 열어놓은 만큼, 막판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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