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서 별세…향년 90세
12·12 쿠데타로 집권 한 뒤 내란죄 등으로 처벌
국가장 미지수…"성찰없는 죽음…진실 밝혔어야"
  •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사진은 1979년 11월 6일 전두환 당시 계엄사 합동 수사 본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사건 관련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별세했다. 향년 90세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5분쯤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시신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골프를 치는 등 나이에 비해 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공개석상에서는 눈에 띄게 수척해지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거동을 할 수 있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월 고(故)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한 혐의로 광주지방법원에 섰을 땐 호흡 곤란과 가슴 통증 등을 호소, 재판이 시작 25분 만에 마무리되기도 했다.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고령인 데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발성 골수종은 골수에서 항체를 생산하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병이다.

전 전 대통령은 1931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대구공업고·육군사관학교 11기를 졸업했다. 1959년에는 미 육군 특수전, 심리전 교육을 수료했다. 이후 청와대경호실 차장보, 국군보안사령관, 제10대 중앙정보부 부장, 국가보위입법회의 상임위원장, 육군대장 등을 지냈다.

그는 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만든 뒤 1979년 12월12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 실권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 한 뒤 간선제를 통해 1980년 제11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후 1981년 2월 개정된 새 헌법에 따라 12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퇴임 후엔 쿠데타를 주도하고,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진압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고 복역하다 199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사진은 지난 8월 9일 광주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전 전 대통령이 25분만에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퇴청하는 공식 석상에 노출된 마지막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직 대통령의 장례는 국가장법에 따라 국가장으로 치를 수 있다. 이는 행안부장관의 제청으로 국무회의 심의를 마친 뒤 대통령이 결정한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국무총리가, 장례 절차를 총괄 진행하는 집행위원장은 행안부 장관이 맡는다. 비용은 국고에서 부담한다. 장례는 5일 동안 치러지며, 이 기간 조기(弔旗)를 게양한다. 국립묘지에도 안장할 수 있다.

전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 쿠데타를 주도, ‘내란죄’로 처벌됐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례는 지난달 국가장으로 치러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 국가장이었다.

논란이 적지 않았지만, 국가장법은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한 인물의 장례 실시 여부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도 예우를 박탈당한 인물의 장례 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전 전 대통령의 장례도 노 전 대통령과 같이 국가장으로 치러질 진 미지수다. 전 전 대통령이 과거 행적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던 데다 국민감정이 좋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오섭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국민께 사죄했었야 했다"며 "전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치러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성찰 없는 죽음은 그조차 유죄"라며 "역사를 인식한다면 국가장 얘기는 감히 입에 올리지 않기를 바란다. 역사의 깊은 상처는 오로지 광주시민들과 국민의 몫이 됐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전 전 대통령의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의 근조화환을 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별세 당시에도 전 전 대통령과 구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 수석은 지난달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한 정부의 결정에 대해 “특별한 의도는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출신이자 민주화운동을 했기 때문에 국민통합이나 화합에 기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본인이 용서를 구한다는 유언도 남겼고, 유족들도 5·18과 관련해 사과했다. 전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는 분들도 있는데, 완전히 다른 케이스”라면서 “전 전 대통령의 국가장이나 국립묘지 안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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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1/11/23 11:58:33 수정시간 : 2021/11/23 11:5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