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참관 후 대국민 연설…"우주 가까이 갔다"

"향후 10년 간 공공 분야서 위성 100기 이상 발사"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 참관을 마치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궤도 안착에 성공하지 못한 데 대해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 못해 아쉽지만, 첫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참관 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누리호 비행 시험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발사관제로부터 이륙, 공중에서 벌어지는 두 차례 엔진 점화와 로켓 분리, 페어링과 더미 위성 분리까지 차질없이 이뤄졌다"며 "완전히 독자적인 우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지만, 발사체를 우주 700㎞ 궤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면서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누리호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 12년 만에 여기까지 왔다. 이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된다”며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흔들림 없이 투자하겠다”며 “한국형 발사체의 성능을 꾸준히 높이고 다양한 위성 활용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10년 3월 개발사업이 시작된 누리호(KSLV-2)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날 발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의 3단에 1.5톤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을 탑재했다. 사진=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문 대통령은 “향후 10년 동안 공공 분야에서만 100기 이상의 위성이 발사될 예정”이라면서 “우리 손으로 모두 쏘아 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발사체 개발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내년부터 총 3조7000억원을 투입하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KPS 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며 “더욱 정밀한 GPS 정보를 제공하고 자율주행차, 드론과 같은 4차 산업 발전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24년까지 민간기업이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민·관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나로우주센터에 민간전용 발사장을 구축하여 발사 전문산업을 육성하겠다”며 “다음달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이 과기정통부 장관에서 국무총리로 격상되는데 민·관의 역량을 결집해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세계적인 우주기업이 탄생하도록 정책적·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를 이용해 달 착륙의 꿈을 이루겠다”며 “내년에 달 궤도선을 발사하고, NASA가 50년 만에 추진하고 있는 유인 달 탐사 사업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월 미국의 화성탐사선이 화성의 바람 소리를 담아 지구에 보내온 것을 언급하며 “우리도 할 수 있다. 늦게 시작했지만, 오늘 중요한 성과를 이뤄냈다. 우주를 향한 꿈을 한층 더 키워나간다면 머지않아 우주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