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적대정책 비난…"조금도 달라지지 않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10월 초부터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할 의사를 표명하고, 미국의 새 행정부에 대해서는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이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당면투쟁방향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시정연설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남북 관계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10월 초부터 남북통신연락선을 다시 복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통신연락선은 지난 7월 말 남북 정상 간 합의에 따라 13개월 만에 복원됐다. 하지만 북한이 8월10일 한미연합훈련 개시에 반발, 연락선을 일방적으로 끊었다.

김 위원장은 “남북 관계 회복 여부는 남한 당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남한을 도발할 목적도 이유도 없으니 남한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위기의식과 피해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한이 우려스러운 무력증강, 동맹 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조선반도의 안정과 균형을 파괴하고 복잡한 충돌 위험을 야기시키고 있는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불신과 대결의 불씨로 되는 요인을 두고 종전선언을 선언한다고 해도 적대적인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상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새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김 위원장이 입장을 피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새 미 행정부의 출현 이후 지난 8개월간의 행적이 명백히 보여준 바와 같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오히려 그 표현 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으며 역대 미 행정부들이 추구해 온 적대시 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가 직면한 근본적인 위험은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강권과 전횡"이라며 "미국의 일방적이며 불공정한 편 가르기식 대외정책으로 하여 국제관계 구도가 '신냉전' 구도로 변화되면서 한층 복잡다단해진 것이 현 국제정세 변화의 주요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외사업 부문에 대미 전략구상 집행을 위한 전술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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