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희생 덕에 한국 번영"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한국을 국빈 방문한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6·25전쟁에 참전한 콜롬비아군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만찬 당시 뒷이야기를 담은 서면 브리핑을 내고 이같이 전했다. 두케 대통령은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2박3일 동안 한국을 국빈 방문했으며, 문 대통령과 25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만찬을 함께했다.

만찬에는 콜롬비아의 6·25전쟁 참전용사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구즈만 옹과 알바로로사노차리 옹도 참석했다. 로드리게스 옹은 콜롬비아 참전용사 장교회(ASOVECOR)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1952년 1월부터 12월까지 콜롬비아 파견대대 소대장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또한로사노 옹은 1952년 12월 콜롬비아 육군 병사로 파병돼 이듬해 180고지와 불모고지 전투 등에 참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복을 입은 이들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 했다. 이는 UN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 정부 차원에서 감사와 예우를 표명하기 위한 것으로 1975년부터 수여돼 왔다.

문 대통령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나라에서 많은 콜롬비아 젊은이들이 자유와 평화를 위해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보여줬고, 그 덕에 한국은 지금의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다"며 "한국 국민들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케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6·25전쟁 당시 콜롬비아 파병 군인이 한국인 전쟁고아를 입양해 키웠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두케 대통령은 최근 해당 군인의 손자를 만났다고 밝히며 “그 병사와 입양된 아이는 모두 작고했지만, 그 후손들은 여전히 콜롬비아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아이가 콜롬비아에 가길 희망했지만, 민간인이 귀국 선박에 오를 수 없었다”며 “결국 군인은 아이를 군용 가방에 몰래 숨겨 1954년 콜롬비아로 귀국했고, 아이는 군인의 성을 따른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아이는 1999년 한국을 방문, 46년 만에 누나와 만났고 2015년 작고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케 대통령은 콜롬비아에서 출발한 지난 23일부터 한국을 떠난 26일까지 트위터에 27개의 메시지를 올렸다. 콜롬비아로 돌아간 27일에는 방한의 의미를 담은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번 방문으로 우리는 역사적인 형제 관계를 강화하고, 혁신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디지털적인 양자 협력을 더욱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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