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여군 중사가 남성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를 한 뒤 지난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중사의 빈소가 마련되는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국군대전병원은 코로나19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해군 성추행 피해 여중사 사망 사건에 격노,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문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건을 보고받고, 공군에 이어 해군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진 데 대해 격노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문대통령은 “유가족들에게 어떻게 위로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국방부는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문대통령은 공군 성추행 피해 여중사 사망 사건 이후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등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지시했다. 또한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엄정하게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지휘 관리 책임으로 당시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경질됐고,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취임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세 차례의 대국민 사과를 통해 성추행 사건 근절을 약속했지만 이번 일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서 장관은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족과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한 치 의혹 없게 철저히 수사해 유족과 국민께 소상히 밝히겠다”고 사과했다.

한편 해군에 따르면 여군 A중사는 지난 5월 말 같은 부대의 B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곧바로 부대 주임상사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당시 A중사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보고해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중사는 이달 7일 부대장 면담 과정에서 B상사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이 있다고 보고했다. 군사경찰엔 9일 신고가 접수됐으며, 피가해자 분리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A중사는 전날 오후 부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지휘부 보고는 A중사가 숨진 뒤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2차 가해나 은폐·축소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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