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틀째 협박성 담화…김영철 "안보위기 느끼게 해줄 것"

청와대 "한반도의 평화·안정·남북관계 발전 위해 노력하겠다"

북한이 2019년 이동형 발사대에서 발사하는 KN23 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불린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풀리는 듯 했던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고 있다. 한미연합훈련이 그 계기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에 이어 김영철 노동당 통일선전부장은 담화를 통해 도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27일 복원된 남북 통신 연락선도 2주만에 단절되면서 남북관계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안갯속이 됐다.

김영철 부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이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10일부터 우리 국가를 적으로 간주해 진행하는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여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이은 것이다. 김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대가를 치를 자멸적 행동”이라면서 “우리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이틀 연속 협박성 담화를 통해 핵·미사일 기술의 고도화를 시사한 만큼, 이런 엄포가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부부장에 이어 김 부장까지 담화를 발표한 만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라면서 “도발의 규모나 시점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든지 기술 개발을 진전시킨다는 차원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시험 발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파기 등까지 무모하게 추진하진 않겠지만 도발 강도를 정교하게 높여 나갈 것”이라면서 “상당 기간 한반도의 긴장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상황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 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어제(10일) 발표된 김 부부장의 담화와 비슷한 입장”이라면서 “한반도의 평화, 안정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서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전날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측의 기본 입장을 밝힌 것”이라면서 “담화의 의도, 앞으로의 북한 대응 등에 대해 현 시점에서 예단하지 않고 북한의 태도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 따로 보고를 받으셨는 지에 대한 여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 군사당국은 전날부터 위기관리참모훈련을 시작으로 사실상 연합훈련을 시작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주관하는 위기관리참모훈련은 한반도 전시상황을 가정한 본훈련인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의 사전연습으로 오는 13일까지 진행된다.

이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가진 폴라 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주관하는 연합지휘소훈련은 이달 16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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