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9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오는 6월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시기를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의 백신 접종 스케줄은 질병관리청의 매뉴얼과 외교 일정을 감안해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질병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하되, 백신 선택권은 주지 않고 있다”며 “다만 긴급한 출국이 필요할 경우 예외적 경로를 마련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 대통령도 일반 국민처럼 접종하게 된다”며 “접종 시기는 대면 개최 가능성이 열려있는 오는 6월 G7 정상회의 일정을 역산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은 의료진 등에 집중적으로 접종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도 일반 국민처럼 AZ 백신을 맞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국민 불안이 커지는 점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의장국인 영국은 오는 6월 대면 방식으로 G7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 AZ 백신는 8~12주 간격을 두고 두 번 접종해야 한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려면 늦어도 4월 초에는 첫 번째 접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월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질병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718건으로 전날(207건)보다 511건 늘었다. 전날 0시까지 8만8975건이었던 누적 접종 건수가 하루 사이에 6만5446건(누적 15만4421건)으로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이상반응 신고 가운데 709건은 접종 후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경미한 사례였다. 7건은 아나필락시스(급성 전신 알레르기·호흡곤란 증상) 의심 사례로 신고됐다. 나머지 2건은 사망 사례다.

이상반응은 주로 AZ 백신 접종자에게서 나타났다. 전체 178건의 이상반응 가운데 711건(99.0%)은 AZ 백신을 맞은 사례다. 나머지 7건(0.97%)은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었다. 사망 사례 2건도 AZ 백신을 맞은 뒤에 나타났다.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날 오전에도 사망 3건과 아나필락시스 1건이 추가로 신고됐다. 사망자는 대전의 중증장애시설에 입소했던 20대 환자와, 전북의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50대 환자 2명 등 3명이다. 모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사망 1~2일 전에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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