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시대전환 단일화 합의…열린민주당, '사퇴'로 배수진

안철수, 국민의힘과 신경전…김종인 "제3지대 후보 당선 힘들어"

4·7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는 2일 단일화에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대진표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야권의 제3지대 단일화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로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오는 4일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재보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여야의 단일화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영대 민주당, 정대진 시대전환 대변인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당이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영선 후보와 조정훈 후보는 오는 4일 1 대 1 스탠딩 토론회를 벌인다. 후보별 10개 공약을 주제로 토론하는 방식이다. 6~7일에는 국민 여론조사를 벌인다. 단일화는 100% 국민 여론 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종 후보는 여론조사기관 두 곳이 집계한 결과의 평균값으로 결정되며, 8일 발표한다. 두 후보가 제시한 공약의 선호도도 조사한다. 상위에 오른 정책은 단일 후보의 공약으로 시민들에게 제시하는 방식이다.

민주당과 시대전환이 손을 잡으면서 열린민주당은 고립됐다. 일찍이 ‘범여권 단일화’를 촉구했지만, 3자 협상 구도에 반대한 데 따른 결과다. 결국 김진애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직을 내려놨다. 의원직 사퇴 시한(3월8일)에 연연하지 않고 충분한 기간에 걸쳐 민주당과 공정한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일정과 방식 등 민주당과 협의가 교착상태에 빠지자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의 제3지대 서울시장 단일화 후보로 선정된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범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우선 ‘제3지대’ 경선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을 꺾고 단일 후보에 올랐다. 국민의힘 경선 결과가 4일 오전에 발표되면 범야권 후보 단일화에도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단일화에는 동의하면서도 경선 방식과 시기 등에 대한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 샅바싸움의 승패에 예민하다.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장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만큼, 단일화 과정에서 자칫 소속당 후보를 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3지대 후보로 결정된 안철수 후보를 평가절하 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에서 기호 4번을 가지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나. 나는 그런 확신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제3지대 후보(안철수)로 단일화가 된다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가 먼저 제시한 것이 단일화였다. 지난 11월 중순에 자기가 야당 단일 후보로 나가겠다, 자기로 단일화해달라는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장애적인 여파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객관적 기준을 설정했을 때 거기에 응해야 하는데 자기 나름대로 자기가 편리한 단일화 조건을 제시해서는 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가 단일화 논의를 위해 김 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김 위원장은 “만나러 찾아온다면 만나기야 하겠지 않겠냐”며 “야권 단일화가 안 된다는 건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1야당이라는 위치에 있는 만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를 다시 한번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차 시한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등록일인 오는 19일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생각하는 ‘데드라인’은 사전투표 시작일인 다음달 2일로, 이전까지 단일화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