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주에 가까운 악담…이낙연이 지시했나"

국민의힘, 박진영 사퇴와 민주당 차원의 사과 촉구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페이스북. 이날 박 부대변인은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생지랄'이라고 표현해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박진영 페이스북 캡처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18일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두고 ‘생XX ’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같은 표현이 논란이 되자 박 부대변인은 사과했지만,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박 부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 후보와 오 후보를 두고 “1년짜리 시장을 뽑는데 생XX 공약을 다 내놓고 있다. 중장기 계획도 좋지만 1년 동안 무엇이 가능한지도 따져보라”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 나 후보의 ‘누구든 도보 10분 내 지하철 탑승’, 오 후보의 ‘2032년 올림픽 유치’ 공약에 대한 비판이다.

박 부대변인은 “수십 년이 걸리고 조 단위 돈이 투자되는 멀고도 거창한 일을 꿈꾸지 말라”며 “고(故) 박원순 시장이 추진하다 만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민주당 대변인들이 돌아가면서 저와 국민의힘 후보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거의 ‘저주에 가까운 악담’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오늘은 급기야 욕설까지 나왔다. 말 그대로 욕설이다. 이 정도면 사실상 당의 방침으로 봐도 무색할 정도”라면서 “이낙연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이낙연 대표가 이렇게 하라고 지시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박 부대변인의 사퇴와 당 차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고작 ‘1년짜리 선거’로 바라보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 대목”이라면서 “대체 누구 때문에 지금 수백억 혈세를 들여 그 ‘1년짜리 시장’을 뽑는지 모른단 말이냐”고 지적했다.

또한 “공당을 대변할 자격은커녕 구태를 반복하는 박 부대변인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함과 동시에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와 국민의힘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박 부대변인은 논란이 된 발언을 삭제했다. 게시물도 수정해 “과한 표현은 사과드린다. 바로 인지하고 삭제했는데도 참 빠르다. 하지만 1년짜리 시장이 올림픽 유치는 너무 황당하잖아요?”라고 되물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 부대변인은 “과한 표현은 사과드린다. 반성한다”며 글을 다시 고쳤다.

박 부대변인의 발언이 논란이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일에도 페이스북에 “여야를 막론하고 서울시장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20여 분 뒤 “야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로 수정했다.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을 겨냥한 글을 야당 후보들만 비판하는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민주당 공식 논평을 통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삼국지의 ‘예형’에 빗대기도 했다. 예형은 삼국지에서 조조 등을 능멸하다 처형된 인물이다. 이에 진 전 교수는 당시 “약하게 해석하면 '그냥 진중권이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밉다'는 얘기일 테고, 강하게 해석하면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아예 목줄을 끊어놓겠다'는 협박의 중의적 표현”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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