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오른쪽), 우상호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오는 4월 치러질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우상호 예비후보가 첫 TV토론에서 부동산 공약 등을 두고 격돌했다. 박 후보는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 공공 분양 정책을, 우 후보는 강변북로 인공부지 등을 통한 공공주택 16만호 공급을 각각 제시했다.

두 후보는 지난 15일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주거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관련한 서로의 공약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우 후보는 먼저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를 두고 “21개 도시면 서울 25개 구청과 충돌이나 마찰이 있을 수 있다. 서울시 대전환일지, 대혼란일지 걱정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공약은 인구 50만명을 기준으로 21분 거리 안에서 주거·직장·교육·쇼핑·여가 등 생활을 영위하도록 서울을 21개 다핵구조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자 박 후보는 “25개 구청은 행정 개념이고, 21개 도시는 생활권 개념이다. 굳이 강남을 가지 않아도 내가 사는 곳이 편하면 부동산 문제는 해결된다”고 말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수직 정원 도시’ 개념에 대해서도 “세금 퍼부어 도로를 지하화하고 공원을 짓는 것이 서민 삶과 관련이 있나. 한가한 느낌이 든다”며 “랜드마크가 되기보다는 잘못하면 도시 흉물로 변질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박 후보는 수직 정원 도시의 조감도를 보여주며 “응급의료시설, 도서관, 돌봄센터 같은 공공시설과 1·2인 가구, 스마트팜이 들어갈 수 있다”며 “환경 문제, 미세먼지까지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 후보는 “(보수 야당처럼) 박 후보도 언론 인터뷰에서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한다고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집값 안정을 위해 노심초사하는데 민주당 후보가 강남 재건축·재개발을 허용한다고 발언하는 게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왜 하필 강남부터 개발하느냐고 하는데 그런 뜻으로 말하지 않았다. 하나의 예를 든 것”이라면서 “내가 제일 먼저 개발하고 싶은 건 강북에 있는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30년 이상 된 낡은 임대주택으로, 이걸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로 분양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도 우 후보의 공약을 매섭게 공격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의 ‘강변도로·철도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16만호 공급’ 공약에 대해 “강변도로 70㎞를 덮어서 짓겠다며 맨해튼을 보여줬는데 맨해튼과 서울은 다르다”며 “맨해튼은 고층 건물이 있어 문제가 안 되지만, 서울은 강변 주변에 낮은 자가 주택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 변 조망권의 공공성이 중요하고, 강변부터 낮게 짓고 높아지는 것이 잘된 설계”라면서 “상상하면 질식할 것 같은 서울이란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 후보는 “전체 70㎞에 짓겠다는 것이 아니라,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지역을 추려 보면 15~20㎞가 나온다”며 “강변 조망권은 왜 부자들 것이어야만 하느냐”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또한 우 후보의 경부선 지하화 공약에 대해선 “평당 건축비를 계산하다 보면 지금 생각하는 것과 많이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부분을 좀 더 면밀히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두 후보는 이날 재보궐선거 판세에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박 후보는 “출마 선언하고 일주일 뒤부터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고,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도 상당히 상승세를 보이는 추세라 여론분석 전문가들이 ‘박영선 출마 효과’라는 말도 줬다”며 “이런 지지율 회복세에 좀 더 성찰하고 좀 더 겸손한 자세로 서울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우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상황이 좋지 않다. 범민주, 진보 진영의 대연대가 필요하다. 야권 단일후보가 만들어져 양자구도가 되면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그런 측면에서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나 수직 정원 공약이 범진보 진영에서 좋아할 공약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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