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후보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전 시장이 잘한 정책은 계승하고 잘못한 정책이나 부족한 것은 보완하겠다”며 “전체의 롤모델이 아니라 제 혁신의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시민단체를 만들어서 시민운동 혁신을 했던 것들, 시장이 된 뒤에 했던 몇 가지 혁신적인 정책들, 이런 것들은 내가 배워야 되겠다는 정도의 수준이지 인생 전체가 내 롤모델이다, 이렇게 돼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란은 우 후보가 박 전 시장의 생일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면서 시작됐다. 이 글에서 우 후보는 "그(박 전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꿈을 발전시키는 일에 앞장서겠다”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우 후보가 서울시장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박 후보를 제치기 위해 ‘선명성’을 기치로 내걸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부각되는 데다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염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야권에서는 우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아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여당이 해야 할 일은 두 전임 시장의 성범죄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뻔뻔하게 후보를 내려 하는 짓을 통렬하게 반성하고 범죄 피의자 시장이 롤모델이라는 정신 나간 후보를 즉각 사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마저 하지 않는다면 여당의 자격도 없고 공당의 지위도 어울리지 않는 정치 모리배 집단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도 우 후보를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나경원 후보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 후보를 저격했다. 그는 "참으로 잔인한 정치꾼"이라면서 "적어도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라면 박원순 찬양을 입에 올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자체로 2차 가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조은희 후보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년 전 5·18 기념일 전야의 룸살롱 파티에서 보여준 운동권의 성문화에서 아직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신환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장이 돼 또다시 권력형 성 비위 사건이라도 일으키겠다는 것인가. 즉각 후보를 사퇴하고 롤모델을 삼든, 계승하든 집에서 조용히 혼자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