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여권이 ‘사법농단’ 개입 의혹을 받는 임성근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을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대법원장은 왜 말이 없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민주공화국의 기초인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있는데 사법부의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은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냐”며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을 지키기 위해 말 한마디 못하는 대법원장이 너무나 한심하고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61명의 국회의원이 임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며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는데, 발의자만 161명이니 임 판사는 탄핵당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법관도 불법을 저지르면 의당 법의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 소위 '사법농단' 혐의로 기소된 임 판사의 경우 1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고 2심을 앞두고 있다”며 “형사 피의자로 재판 중인 법관을 민주당은 왜 탄핵하려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최근 문재인 정권 인사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법원의 유죄 판결이 잇따르자 초조해진 민주당은 법관 탄핵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협박을 행동으로 옮긴 것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결을 하는 법관들은 정말 탄핵할 수 있다는 180석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울산시장 선거 부정,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라임·옵티머스 금융사기 등 앞으로 이 정권과 관련된 재판에서 법관들에게 '알아서 기라'는 말”이라면서 “조폭들이나 하는 공갈, 협박, 보복을 180석의 여당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러한 겁박 앞에서 일선 법관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친문 극렬지지자들의 협박에다 민주당의 탄핵 협박까지 이겨낼 수 있어야 '간 큰 판결'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전날 사법농단 개입 의혹을 받는 임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대표 발의했다. 탄핵안에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동참했다. 이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보고된 뒤, 4일 오후 2시에 의결될 예정이다.

국회법상 탄핵안은 재적의원 3분의 1(100명) 이상이 동의하고, 발의된 뒤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를 통해 의결된다. 이는 재적의원의 과반수인 150명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된다. 공동 발의 인원만 161명에 이른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탄핵안은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판사에 대한 탄핵안 발의는 헌정사상 세 번째지만, 대법관이 아닌 일선 판사에 대한 탄핵안 발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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