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취임한 뒤 391일 만에 퇴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7일 “검찰개혁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역사에 남을 검찰개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월2일 장관에 임명된 뒤 391일 만인 이날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추 장관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검경 수사권 조정, 형사·공판부 강화 등을 자신의 업적으로 꼽았다.

추 장관은 “사문화된 장관의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권한을 행사해 검찰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분명하고도 불가역적인 역사적 선례를 만들어냈다"며 "개혁에 저항하는 크고 작은 소란도 있었지만, 정의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대정신의 도도한 물결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소임을 맡겨주고 끝까지 격려를 아끼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과 온갖 고초를 겪으며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돼 준 박상기·조국 전 장관의 헌신과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그동안 이뤄낸 법·제도적 개혁을 발판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 등 검찰개혁을 완결지어야 한다”며 “비대한 검찰권을 바로잡고 낡은 관행에 머물러 온 조직문화의 폐단을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모든 개혁에는 응당 저항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영원한 개혁은 있어도 영원한 저항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며 지지자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자신의 취임식에서 언급한 ‘줄탁동시’(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함께 쪼아야 한다는 뜻의 고사성어)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과연 검찰 내부로부터 개혁적 목소리와 의지를 발현시키기 위해 저 스스로 얼마큼 노력했는지 늘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날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는 이날까지 23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는 전국 교정시설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그는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는 매우 뼈아픈 일”이라면서 “수감자 인권 실태와 수감시설의 열악한 환경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후회해야 할 때 낙심하지 말고, 인내해야 할 때 초조해하지 말고, 전진해야 할 때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정의의 방향으로, 주권자 국민과 함께 걸어가며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추 장관의 후임은 3선의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박 의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신임 법무부 장관의 임기는 오는 28일부터 시작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