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 敏充) 일본 외무상과 약 2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제기 소송 판결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후 일본 정부 측에 과도한 반응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교도통신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모테기 외무상은 강 장관에게 "매우 유감"이라며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를 시급히 강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한일관계가 급속히 악화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견해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한국 정부 입장을 설명한 뒤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일본 정부 측에 과도한 반응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통화에서 강 장관과 모테키 외무상은 위안부 판결을 비롯한 다양한 한일 간 현안에 대해 외교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기로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판사 김정곤)는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일본 정부가 1억원씩 배상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판결 직후 일본 정부는 '한 국가의 법원이 다른 국가를 소송 당사자로 삼아 재판할 수 없다'는 국가면제 원칙을 내세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또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한일 외교장관 합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해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교부는 전날 법원의 판결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판결이 외교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한일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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