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노동당 제8차 대회 4일차 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미국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명중률을 높이라고 주문하는 한편,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극초음속' 무기의 개발도 시사했다.

9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보도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5∼7일 진행된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에서 김 위원장은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형 잠수함 무장 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개조해 해군의 현존 수중 작전 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핵잠수함은 기존 디젤 방식이 아닌 원자력 기반 엔진을 사용하는 핵추진 잠수함인 것으로 분석된다. 핵추진 잠수함은 잠항 시간이 길어 노출을 최소화하며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북한은 당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3000톤급 디젤 추진 잠수함을 건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핵추진 잠수함 도입 의사를 공식화한 셈이다.

핵추진잠수함과 함께 수중발사 핵전략무기도 보유하겠다고 한 점으로 미뤄, 북한이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 핵추진잠수함에 SLBM을 탑재하는 전략원잠(SSBN)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핵 선제·보복타격 능력 고도화'를 위해 ICBM의 명중률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통신은 "1만5000㎞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할 데 대한 목표가 제시됐다"고 전했다. 사거리 1만5000㎞의 ICBM이면 미 본토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다탄두개별유도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화성' 계열 신형 ICBM이 목표로 하는 MIRV(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 미사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또 "수중 및 지상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케트 개발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며 고체엔진 미사일 개발도 진행 중임을 재확인했다. 핵무기의 소형경량화·전술무기화를 비롯해 '초대형 핵탄두 생산' 추진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개발 도입할 데 대한 과업"을 언급하며 '극초음속 무기' 도입 의사도 처음 밝혔다.

특히 "신형 탄도로케트들에 적용할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를 비롯한 각종 전투적사명의 탄두개발연구를 끝내고 시험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하여 정찰정보 수집능력을 확보하며 500㎞ 전방종심까지 정밀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들을 비롯한 정찰수단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데 대하여서도 언급됐다"며 정찰탐지수단·군사정찰위성 설계를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북한의 구상은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나왔다. 대미 협상력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측면이 강하며, 실제 성공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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