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당 움직임에 당내 의견 분분…주호영 "비호감도 높고 반대 의견 많아"

홍준표 "민주당 2중대로 전략시킨 주호영 그만둘 때 됐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사진=데일리한국DB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복당에 시동을 걸었다. 중진의원들은 야권의 잠룡 가운데 한 명인 홍 의원을 받아들여 야권을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당 지도부가 선 긋기에 나서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홍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저격했다. 이는 주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두고 “상당 기간 어렵다. 반대하는 의원이 많고 30~40대 여성이나 화이트칼라층의 비호감도가 높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홍 의원은 주 원내대표를 향해 “능력이 안 되면 이제 그만 내려오라”며 “당을 민주당 2중대로 전락시켰으면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추미애 국정 패악은 무소속까지 동원해 국정조사서 하나 달랑 제출해 놓고 강 건너 불구경하는 무대책 야당 원내대표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지 의아스러운 세모(歲暮)의 정국”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천문학적인 적자 부채 예산, 공수처 악법, 경제 억압 3법, 국가정보원 무력화법을 넘겨주고 본인은 따뜻한 사무실에서 지내면서 이 추운 날씨에 애꿎은 초선들만 청와대 앞에서 벌벌 떨게 했다”며 “보다 보다 못해 한마디 한다. 더 이상 당을 망가뜨리지 말고 경상도 사내답게 처신하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지난 3일부터 주 원내대표가 자신의 복당을 막고 있다며 거센 언사로 공격하고 있다. 전날에는 주 원내대표를 향해 “참으로 배은망덕하다”며 “부산 출신 의원 두세 명과 충청 출신 의원 사람 빼고는 복당을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분은 없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0~40대가 국민의힘을 싫어하지, 홍준표를 싫어하나.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힘을 합치는 것이 맞지, 분열돼 치르겠다는 것은 무슨 해괴한 논리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022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게 홍 의원의 주장이다. 실제 홍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을 “우리 당”이라고 부르며 주 원내대표가 군사기밀을 누설했다고 지적하는 여당 의원의 공세를 방어했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남을 늘리기도 했다. 과거 당의 진로를 놓고 대립했던 정진석 의원에게는 생일 케이크를 보내기도 했으며, 김무성 전 의원의 생일잔치에 참석하기도 했다.

3일엔 김기현 의원과 함께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을 찾기도 했다. 오는 9일에는 허은아 의원이 주도하는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연자로 나선다.

일부 의원들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가 절반을 지난 만큼,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홍 의원의 복당을 원하지 않는 당내 의견도 상당수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 후 쇄신과 변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당명을 변경했다. 당의 가치와 비전을 담은 정강·정책과 당헌도 대폭 손질했다. 광복절(8월15일) 집회를 주도했던 극우세력과 거리도 두고 있다. 반면 홍 의원은 이들과 함께하는 ‘빅텐트’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홍 의원의 복당 시 이념적 지평을 실용주의적 중도로 넓히는 전략이 무산, ‘도로 TK(대구·경북)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선거 앞두고 복당해서 힘을 합치자 한다"며 "돼지발정제에 배은망덕 조폭의리 중시하는 홍준표 의원 같은 분과 힘을 합치면 그나마 있던 지지율마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밖에서 배은망덕하지 않고 홍 의원님 은혜에 결초보은하는 분들 모아서 조직을 꾸리라”며 “복당을 기대하는 것보다 그 게 빠르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위원장의 체제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데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 지금 당장 홍 의원의 복당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 임기 이후 야권 통합을 주장하는 당 대표가 들어서면 홍 의원을 비롯한 외부인사들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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