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으로 하늘 가려지나…문제는 대통령"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7월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경제사회연구원 세미나에서 '한국사회를 말한다 : 이념·세대·문화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청와대 운영을 옛날 전대협 시절 학생회 운영하듯이 한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와 운동권 작풍’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문 정부의) 일을 처리하는 방식 자체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요구되는 적법성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제는 청와대”라며 "지금 기소된 사람이 벌써 몇 명이냐. 거기에 원전 사건도 몇 명 연루된 것으로 보이니 이 정도면 총체적 파단,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집단의 경향 ‘작품’이라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사실상 문화 지체 현상”이라며 “합법조직은 사실상 비합법 지하조직의 꼭두각시였던 운동권 시절의 작풍에 익숙해져 있어 매사를 그렇게 처리하다 사고를 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가 발생하면 감사하지 말라고 감사원장 공격하고, 수사하지 말라고 검찰총장을 공격하는 것”이라면서 “국가에 '시스템'이란 게 있는데, 그게 어디 가당키나 한 요구인가. 그러니 다시 똑같은 방법을 사용해 아예 국가 시스템 자체를 무력화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매사가 이런 식”이라며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애써 쌓아온 이 자유민주주의적 시스템이 적법절차를 우습게 아는 저들의 쌍팔년도 운동권 작풍에 의해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저들이 이게 왜 문제인지조차 모른다는 것. 그래서 사고만 터지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듯 '그게 다 토착 왜구, 수구 적폐의 음모'라는 프레임으로 대중을 선동해 돌파해 나가려 하는 것”이라며 “결국 대통령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런 위법들을 대통령과 모의해 저지르지는 않을 거다. 대통령이라고 이게 위험하다는 걸 모르겠습니까”라며 “청와대 실세들이 대통령을 허수아비 만들어 놓고 끼리끼리 국정을 농단하는 거다. 대통령은 생각 없이 그들의 결정에 몸을 맡겼다”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사진=진중권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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