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균형발전종합보고서' 발표…일각서 서울 지지율 하락 우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강원 원주시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5개월 앞두고 이런 발표가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충북 괴산군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하겠다”면서 “완전 이전이 목표지만,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겠다”면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서울은 동아시아 경제·금융·문화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7월 행정수도 이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후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을 제안한 데 이어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오는 2022년 대통령선거 전까지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단축, 이달 중 ‘균형발전 종합보고서’를 발표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정부세종청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애초 청와대도 이전 대상에 포함했으나, 여론 수렴 등에 따라 제외하기로 했다. 다만 국회를 모두 이전하기로 했다. 상임위원회 등 일부 기능만 옮기는 안에서 국회 전체를 세종으로 옮기는 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단 국회를 완전히 옮기면 2004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위헌 판결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상징적인 공간인 본회의장과 의장 집무실은 남겨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의사당 이전 이후 여의도 부지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방안 등을 고려, 관련 연구 용역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달 중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적 여론을 수렴, 특별법을 발의한 뒤 본격적인 이전 준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회 이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서울시민들 입장에서는 특별시민으로서의 기득권을 박탈하는 것일 수 있어서 불쾌할 수 있다”면서 “내년 보궐선거는 서울과 부산에 있는 것이지, 세종에서 있는 것이 아니다. 보궐선거 이후 이 대표가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며 공약으로 내걸어도 될 사안이었다. 어리석은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2.0%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보면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지지율 32.2%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이보다 1.6%포인트 낮은 30.6%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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