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8일 오후 광주 남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과의 업무협약식에서 경문협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이사장(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친문(친 문재인)의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항소심에서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죄를 받으면서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내 최대 세력인 친문 그룹에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외 제3의 인물을 대권 주자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임 특보는 최근 전국을 돌며 기초자치단체장과 지역의 주요 인사를 만나는 등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임 특보가 이사장으로 있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하 경문협)’의 ‘남북 도시 교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업은 남측 도시의 인프라와 조건에 맞는 북측 결연 대상 지역을 선정, 경문협이 보유한 북측 정보와 연결선을 통해 교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지방자치단체도 남북간 협력사업의 주체로 인정됐다.

내년도 남북 도시 간 교류 협력을 위한 차원이라는 게 경문협의 설명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임 특보의 활발한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여권 대선 주자 결정권을 쥔 친문그룹이 당내 유력 대권 주자인 이 대표와 이 지사를 100% 신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지만, ‘정통 친문’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2003년 새천년민주당이 분당할 당시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기지 않은 인물 중 하나다. 추미애 법무부장관도 열린우리당에 가지않고 민주당에 남았다. 지금의 친문은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옮긴 의원들이 대부분이다.

이 지사는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비문’(非文)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임 특보는 신(新) 친문이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기는 했으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그리 가깝지는 않았다고 한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1년9개월 동안 일하며 정권교체에 따른 어수선한 상황을 조기에 정리하는 데 힘썼다.

친문은 문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얻은 임 특보를 이 대표와 이 지사의 대항마중 하나로 키우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홍영표 의원 등 친문계 의원 50여명이 ‘민주주의 4.0 가칭’이라는 싱크탱크를 창립한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제는 이 대표와 이 지사가 그동안 쌓아 올린 벽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보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지율 24.7%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이 대표는 22.2%로 2위, 이 지사는 18.4%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5.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2%), 심상정 정의당 의원(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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