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오세훈 이달 마포포럼서 대권 출마 공식선언

11월 안철수·유승민 같은 주제로 강연 나설 예정

원희룡 제주지사(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야권의 잠룡들이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를 시작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대권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야권의 잠룡들도 ‘강연 정치’를 통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가진 재보궐 선거(2021년 4월 7일) 등을 앞둔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며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더좋은세상(마포포럼)’에 따르면 다음달 12일과 2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마포포럼의 강연자로 나선다. 마포포럼은 김 전 의원이 보수 세력의 재집권을 목표로 지난 6월 구성한 모임이다. 이 모임에는 전·현직 의원 6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강연 주제는 ‘보수정당의 재집권’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제외하고 같은 주제로 강연한 원 지사와 오 전 시장은 이 자리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원 지사는 이달 15일, 오 전 시장은 이달 22일 열린 강연에서 자신이 보수 야권을 이끌 적임자라는 사실을 내세웠다.

안 대표와 유 전 의원은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진 않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잠룡으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원 지사와 오 전 시장에 이어 강연을 통해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 부각에 주력하며 포럼을 통해 자기 생각을 밝혀왔다. 지난달에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서 야권 혁신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다음달 6일에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주관하는 ‘국민미래포럼’에서 강연한다.

지난 4월 치러진 4·15총선에 불출마한 뒤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와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참여한 것을 제외하고 대외활동을 자제해왔던 유 의원도 이번 포럼에서 대권에 대한 생각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권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존재감 부각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 5월 자신의 팬클럽인 ‘유심초’를 통해 대권 행보를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를 위협할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이달 13~15일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 ‘10월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20.0%로 1위에 올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0%로 2위를 기록했다. 야권에서는 안 대표가 4.0%로 가장 높았다. 이 지사보다는 16.0%포인트, 이 대표보다는 13.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대권주자라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속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대권 도전 의사만 밝히는 것 만으로는 지지율 상승 등을 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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