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부산시장 논란에 비대위 해체 주장 제기

조경태 "비대위 한계, 많은 국민·당원 절감하고 있다"

정진석·박진, 김 위원장 중심으로 한 '단일대오' 강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좀처럼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데다 ‘부산시장 후보감이 없다’는 발언에 대한 반발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당 지도부는 갈등설을 봉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 비대위 체제를 끝내고 전당대회를 열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정치권에서는 충돌이 격화될 조짐이 보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참패한 뒤 42일 만인 지난 5월 출범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세상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청년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보수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5·18 묘역을 찾아 무릎 꿇고 사과했다. 여름엔 집중호우로 피해가 커지자 민주당보다 먼저 전남 구례를 찾아 자원봉사를 벌이기도 했다. 광복절(8월15일) 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극우 세력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

호남을 끌어안으면서 중도층을 확보하려는 김 위원장의 전략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8월2주차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33.4%)을 3.1%포인트 앞선 36.5%를 기록하기도 했다. 총선에서 참패를 거둔 지 넉 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처음이었다.

국민의힘은 당명도 변경했다. 보수 진영을 상징하던 ‘자유’나 ‘한국’ 등의 단어를 제외했다. 당 일각에서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중도층을 흡수해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을 앞지른 것도 잠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하락을 거듭하며 20%대에 머물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9~21일 조사한 10월 3주차 주중 집계에서도 국민의힘은 27.3%를 기록했다.(TBS 의뢰, 지난 19~21일, 전국 성인 1514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상세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적격자가 안 보인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비대위 위기설’에 불을 붙였다.

9월3주~10월3주 정당 지지도. 그래픽=리얼미터 제공
조경태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대위의 한계를 많은 국민과 당원이 절감하는 만큼, 비대위를 끝내고 전당대회를 열자”는 주장을 제기했다. 김기현 의원은 21일 비대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김 위원장에게 “뺄셈 정치가 아닌 곱셈 정치를 해야 한다”며 말했다.

이런 논란이 당내 불협화음으로 번지자 지도부는 진화에 나섰다. 또 당의 대표 중진인 정진석·박진 의원 등은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단일대오’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도권과 초선 의원들은 비대위 해체 이후 다른 대안이 없다고 판단,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3일 데일리한국과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의견에 반대하는 중진 몇 분이 있다”면서 “별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의원 대부분은 그것(비대위 해체)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