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캐릭터 '펭수'. 사진=자이언트펭TV 유튜브 캡처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10월 7일)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의원들이 신청한 ‘이색’ 증인·참고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BS 인기 캐릭터인 펭수와 방송인 백종원 씨 등이 호출된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화제몰이용’ 증인·참고인 채택에 치중, 이벤트성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캐릭터의 저작권 지급과 수익구조의 정당성, 노동환경을 확인하기 위해 펭수를 국회로 소환했다.

펭수는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참고인으로 EBS 어린이 프로그램 ‘자인언트 펭TV’의 주인공이다.

독특하면서도 건방진 콘셉트를 가진 펭수가 참고인으로 등장할 시 국감장이 이벤트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펭수 캐릭터 연기자가 EBS와 계약상 신원 노출이 금지돼 있다는 점이 알려지자 황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참고인인 만큼, 원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인성 문제 있어”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끈 유튜버 이근 대위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잡음이 일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총검술 폐지에 관한 생각을 들어보자는 취지로 이 대위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 국감이 웃음거리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총검술 폐지는 국방부 소관으로, 법사위가 다룰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도 국회로 소환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백 대표는 농수산물의 유통·소비확대 등 경험담을 풀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표가 국감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18년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골목상권 살리기 등과 관련한 질의를 받았다.

조승래 민주당 원내선임부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감은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와 감사가 중심이 돼야 하는데, 야당의 무분별한 증인·참고인 신청이 개탄스럽다”면서 “인기인의 유명세에 편승해 여론을 선동하는 것은 나쁜 정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대리 정치, 아바타 정치를 하면 국민이 국회를 어떻게 신뢰하겠는가”라며 “국감이 더는 과시와 인기몰이, 홍보를 위한 정쟁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법에 따르면 국감 3일 전까지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 국감 증인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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