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다고 피할 수 있는 소나기 아니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은 지난 6월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전문가 간담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의 남북관계는?'에 참석한 김 의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관을 지낸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재산 신고 누락 의혹으로 당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게 된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의원에게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김한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대통령 임기 말 세 아들이 잇따라 연루됐던 비리 사건이 발생했을 때 김 전 대통령의 낙담과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대중 민주당 총재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지냈으며, 김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도 비서관으로 보좌했다.

김홍걸 의원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며 3주택자로 신고했으나, 4주택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부동산 재산축소 신고 의혹으로 민주당 윤리감찰단의 조사 대상 1호가 됐다.

김한정 의원은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존경하고 따르던 많은 분의 실망과 원망”이라며 “기다리면 피할 수 있는 소나기가 아닌 만큼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한정 의원은 2002년 ‘최규선 게이트’가 터졌을 당시 자신이 김홍걸 의원으로부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김 전 대통령 부부에게 보고한 사실도 언급했다. 김한정 의원은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금품을 받고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나 노무현 정부 때 사면받았다.

김한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제1부속실장으로 곁을 지키던 제게 LA에 머무르고 있는 3남 홍걸 씨를 만나보고 오라고 명하셨다”며 “혹시 알아볼 눈길을 피해 샌프란시스코 공항 주변 호텔 방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어색한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홍걸 씨는 입을 열었다. ‘액수는 차이가 있지만 수차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청탁을 들어준 일은 없다’고 말했고, 바로 돌아와 보고 드렸다”며 “그때 대통령님의 낙담과 충격의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속이 타던 여사님은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김홍걸 의원이 처한 사정에 대해 변호하고 옹호할 수 없는 상황이 한탄스럽다”며 “집을 여러 채 구입했는데 납득할 설명을 못 하고 있다”며 사실상 김홍걸 의원의 탈당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