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시민사회단체장에 이어 대구 지역 유일한 女 의원

"민주당은 의회민주주의를 무너뜨렸다"…민주당, 국회 단독 원 구성 비판

"여성·청년정치 참여 확대… 법으로 사회 문화 선도할 것"

미래통합당 양금희 의원.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사람다움, 그것은 내 전부다. 사람을 만나든, 일을 하든 온 정성을 쏟아부을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양금희 미래통합당 의원(대구 북갑)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데일리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마음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양 의원은 “이번 21대 총선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와 마주했을 때도, 상대 후보의 흑백선전으로 마음고생을 했을 때도 ‘사람다움’이라는 기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정치를 하는 데 있어 사람다움을 포기해야 한다면 과감히 정치를 버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치국가인 만큼 법을 통해 국민이 안전하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행정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힘쓸 계획”이라면서 “유권자들과 약속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들이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여성들의 정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법을 통해 사회 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고등학교에서 10년 동안 교직에 있다가 시민사회단체장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양 의원과 일문일답.

미래통합당 양금희 의원.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국회 입성 후 어떤 일정을 보냈나.

그동안 쭉 해왔던 일들에 대한 간담회, 토론회 등에 참석했다. 아동학대와 관련한 간담회를 5번 가량 추진하기도 했다. 통합적인 형태의 아동복지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법무부 등과 업무협조도 필요하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국회에서 주한 핀란드 대사를 초청해 ‘핀란드 정치에서의 균등한 기회’를 주제로 한 강연회도 열었다. 지역구의 일자리 문제를 비롯해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법안 2개를 발의하기도 하면서 바쁘게 보냈다.

▶ 대학 졸업 후 10년 동안 교사로 재직했고, 이후엔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했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는 동안 한계를 느꼈다.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현실 정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정치에 입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전에 두 곳에서 입당 제의를 받았는데,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한 뒤 통합당을 선택하게 됐다.

▶ 국회 입성 후 7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점을 둔 법안은 무엇인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 청년 일자리에 관한 내용이 담긴 ‘지역 인재 유턴법’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견기업의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꼽고 싶다.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국회의원 선거 및 지방의회 선거에서 여성후보자 30% 추천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특히 여성의 정치 참여가 낮은 편인데 이를 의무화하면 자체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 사실 여성계에 있으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잘되지 않았었다.

▶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있었음에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노동관련법의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사회는 변곡점에 서 있는데, 우리가 탄력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적응하기 위해선 법률적으로 지원해야 할 제도들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가 감당해 낼 수 있는 일자리의 규모를 고려,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열심히 노력해 변곡점을 지나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 일자리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사람은 인간관계에 의해서 얻는 행복도 있지만, 일을 통해서 얻는 행복도 있다. 어떤 일을 하던 목표에 가까이 갔을 때 느끼는 행복은 매우 크고, 누구라도 그런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다. 연애도, 결혼도 생각할 수 없는 이유다. 청년들이 일을 통해 자아실현의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기성세대는 이들을 위해 희생하고, 진심으로 무언가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미래통합당 양금희 의원.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국회 입성 전·후에 느끼는 바가 다를 것 같은데 어떻나.

유권자연맹회장으로 있을 때 정치학과 교수님들과 함께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지표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은) 왜 이렇게 하지 않을까. 왜 이걸 못 하지?’라는 생각도 했다. 원내에 들어와보니 (생각이 좀) 달라졌다. 의원 개개인이 단일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헌법기관이지만, 법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향점은 같지만, 방법론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당이나 상대당과의 합의나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 다소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 더불어민주당이 제21대 국회를 단독으로 원 구성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이제 민주주의는 쿠데타나 폭력성에 의해 무너지지 않는다. 법률을 이용해 합법적이면서도 교묘하게 하나씩 하나씩 야금야금 무너뜨려 민주주의를 후퇴하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극우, 극좌, 전체주의로 가게 되는 것이다. 야당이 있으면 여당이 있는 것처럼, 정치에서는 반드시 상대가 존재해야 한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여당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이는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은) 의회 민주주의를 무너뜨렸고,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한 사람으로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원 구성을 마무리했던) 그 날은 굉장히 슬픈 날이었다.

▶ 양금희, 본인이 생각하는 ‘정치’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균형과 조화다. 사회 전체의 정의를 균형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조화다. 존중은 우리가 늘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다움이다.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만 고집한다면 정치를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기 때문에 법을 통해 국민이 안전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도록 행정적 서비스를 제공해줘야 한다. 그것이 정치다. 다양한 계층과 목소리가 공존하기 때문에 나의 주장만 옳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다.

▶ 21대 국회의 여성의원 비율은 19.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28.8%에 못 미치고 있다. 여성의 정치 참여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국회는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와 계층과 세대관 등을 대변하고, 법안을 만들어 서비스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여성이나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확대돼야 미래 세대에 대한 이해도 높아질 수 있다. 핀란드나 스웨덴에서는 할당제와 같은 강제입법을 통해 여성과 청년의 정치 참여가 급격하게 늘었다. 많은 노력에도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을 땐 법을 통해 사회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본다.

▶ 어떤 마음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나.

사람다움을 잃지 않는 정치인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만나든, 일을 하든 진심이 배제돼선 안 된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온 정성을 쏟아야 한다. 사는 데도 ‘사람다움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거운동 당시 유권자들에게도 ‘정치를 하는 데 있어 사람다움을 버려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된다면 정치를 버리겠다’고 했다. 사람다움은 내 삶의 모든 것이다. 총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흑백선전이 상당했지만, 끝까지 그 선을 넘지 않았다. 지역 주민들과 약속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애쓰려 한다. 공약으로 내건 모노레일 ‘엑스코선’은 의정활동 기간 내 지역구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정밀 의료산업 플랫폼 구축 같은 경우 10~15년을 내다봐야 하는 사업이지만, 대구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차원에서 올해 말부터 기초 작업에 착수하려 한다.

미래통합당 양금희 의원.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정밀 의료산업 플랫폼 구축 사업의 경우 10~15년 정도 기간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했는데, 3선 이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인가.

계획했다고 이야기하긴 좀 그렇다. 누구라도 꼭 해야 할 사업이기 때문에 주춧돌을 놓을 뿐이다. 재선에 이어 3선까지 지지해주신다면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우선 앞으로 4년 동안 이 일의 기초를 다지는 데 주력하고 싶다. 재선이나 3선이나 이런 이야기를 (입에) 올리기에는 굉장히 부담스럽다. 초선이고, 이제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유일한 여성의원이다. 부담은 없나.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크지 않다. 대구는 보수적이라 지역구 여성 의원이 나오기 굉장히 힘든 곳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 우리 지역구에서 계속 여성의원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청년 일자리와 여성문제 등을 중심으로 활동했었는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신청한 것이 다소 의아하다.

산자위는 기업활동을 지원하기 때문에 일자리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곳이다. 지역구에 3공단과 검단 공단이 있고, 로봇산업진흥원도 있다.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AI(인공지능)와 연계된 로봇산업에서의 부품 소재 개발 및 생산 공장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원했다. 또 정밀 의료산업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세계적인 제약회사들도 유치 가능해지고, 더불어 우리 기업들도 고성장할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 지역구에는 일주일에 몇 번이나 내려가는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내려간다. KTX를 주로 이용하는데, 특별한 경우엔 자차를 쓰기도 한다. 주중에는 오후 쯤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가 볼 일을 본 뒤 막차를 타고 올라와 자정(밤 12시)을 전후로 집에 도착한다. 주말에는 지역구 활동이 많기 때문에 금요일 오후에 내려가서 (일요일쯤) 올리온다. 서울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느냐에 따라 지역구에 내려가는 시간은 조금씩 다르다.

▶ 지역민들과 자주 만나는 것 같다. 힘이 됐던 이야기를 들은 적 있나.

‘기대가 크다’는 말씀이었다. 지금까지 우리 지역구의 의원들은 고위 행정 관료 출신이거나 법학을 전공하신 판·검사 출신이 대다수였다. 나는 이들과 출신배경이 다르다. 여성이고, 시민사회단체장을 지냈다. 이런 사람이 대구의 지역구 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육아와 관련한 사회적 서비스를 의정활동 기간 내 실현해달라고 이야기하신다. 이런 이야기 하나하나가 내겐 동기부여가 된다. 정치라는 게 상당히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일인데, 대구에 내려가 지역민들을 만나면 에너지를 회복해서 올라온다. 지역구는 내가 의정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원이다.

미래통합당 양금희 의원.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 눈여겨보는 여당 초선의원이 있는가.

양경숙 민주당 의원이다. 한국여성의정에서 나는 통합당의 운영위원 대표로, 양 의원은 민주당의 운영위원으로 들어와 활동하고 있다. 제가 잘 모르는 재정, 경제 쪽 전문가시고, 여성정치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함께할 수 있으리라 생각돼 관심이 간다.

▶ 의정활동과 관련,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교육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은 편이다. 대구의 수성구나 서울의 강남처럼 우리 지역구에서도 질 높은 교육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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