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남·광주 및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NY계' 구축

김부겸,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 강조…김원기 영입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왼쪽)과 김부겸 전 의원. 사진=데일리한국DB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8·29 전당대회’가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간 양자 대결로 확정된 가운데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은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 전 의원은 오는 9일 당사에서 각각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애초 전당대회는 4파전으로 치러지리라 전망됐으나 당권 주자였던 우원식, 홍영표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의원과 김 전 의원 간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이 의원은 국무총리를 지낸 경험을 앞세워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어떻게 거대여당의 책임을 실현할 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여권 여론조사 1위인 이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대권에 도전하려면 내년 3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 이에 김 전 의원은 당 대표로 선출되면 대권에 도전하지 않고 임기 2년을 채우겠다는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세력 확보에 나섰다. 호남 출신인 이 의원은 전남·광주 의원들과 계파색이 옅은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NY계’를 구축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인 백원우 민주연구원 원장대행을 비롯해 부산 지역 내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최인호 의원은 부산·경남에서, 이강철 전 대통령 시민사회수석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세를 모으며 이 의원을 돕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990년대 초반 ‘3당 합당’을 거부하고, 국민통합추진회의 활동을 벌이는 등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린 김원기 전 국회의장을 후원회장으로 영입했다. 캠프 대변인은 노무현정부 청와대에서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낸 김택수 전 대전 부시장이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이 당권을 잡기 위해 친문 세력을 규합하는 데 힘을 쏟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한 우 의원과 홍 의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 의원은 86그룹이 대거 포진한 민주평화국민연대와 당내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를 이끌어왔다. 또 홍 의원은 전해철 의원과 함께 ‘부엉이 모임’의 좌장격으로 친문 그룹의 핵심이다.

이 의원은 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방역과 민생, 평화의 위기 앞에 '대통령의 시간'을 뒷받침할 민주당이 돼야 한다는 우 의원님의 뜻을 잘 구현하겠다”며 “특히 우 의원께서 강조해 오신 민생제일주의를 실천하도록 우 의원님과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같은날 김 전 의원도 “홍영표·우원식 두 분이 저보다 훌륭한 정치인이신데 이렇게 물러서시니 민망스럽다”면서 “두 분이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내려주신 결단에 담긴 뜻을 감히 잇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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