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일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을 국정원장에 내정했다. 사진=청와대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신임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했다.

깜짝 카드다. 박지원 내정자는 외교안보 라인의 전면 쇄신이 유력하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질 때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다. 야당 당적으로 현 정부 대북 정책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국정원의 수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도 지난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정치평론가로서 활동하겠다며 각종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단국대학교 석좌교수로 교단에도 섰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박 내정자의 경험과 경륜이 아직 국가에 필요하다고 봤다. 박 내정자는 남북 갈등이 고조되던 지난달 17일 전직 통일부 장관들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돼 남북관계에 대한 고언을 하기도 했다.

박 내정자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을 이끈 주역이었다. 북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다.

제18, 19, 20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국가정보원 업무에 정통한 것으로도 평가받는다.

결국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악화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적임자로 박 내정자가 낙점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박 내정자에 대해 “2000년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으며, 현 정부에서도 남북 문제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박 내정자는 이날 국정원장 내정 발표가 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님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하겠다”면서 “앞으로 제 입에서는 정치라는 정(政)자도 올리지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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