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초소 근무 중인 북한군.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의경 기자]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북측지역 일대에 설치된 잠복호(잠복초소)에 소수 병력을 지속해서 투입해 수풀 제거와 진입로 보수 및 개척 등의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DMZ 여러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식별되지만, 소대 규모 이하 병력이 진입하고 있어 북한군 총참모부가 예고한 군사행동으로 속단하지는 않고 있다.

21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군은 DMZ 내에서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잠복호에 소수의 병력을 진입시키는 정황이 지속해서 식별되고 있다.

북한군은 잠복호에 적게는 1∼2명, 많게는 4∼5명씩 들어가고 있지만 소대 규모 이상 투입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1개 소대 규모 이상의 병력이 진입한다면 ‘특이 징후’로 판단하겠지만, 소수의 병력이 들어가 수풀 제거 등의 작업을 하는 것으로 미뤄 북한군이 예고한 대남 군사행동일 가능성에는 무게를 두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잠복호 수풀 제거와 진입로 보수 및 개척 작업은 철거된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인근뿐 아니라 DMZ 구간에서 다수 식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사들은 삽이나 곡괭이, 낫 등의 연장을 지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GP나 잠복호 등은 군사시설인데 그걸 만들어만 놓고 사용하지 않겠느냐”며 “그곳에 병력 움직임이 있는 것은 군사적으로 봤을 때 당연하고, 군은 그런 움직임들을 정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괴된 GP를 복구하는 것으로 보이는 작업 활동은 현재 관측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북한군이 전선에서 전선경계근무 급수를 1호 전투근무체계로 격상한다고 했으니, 그런 태세 일환일 수도 있다”며 “군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연평도 인근 북한 개머리지역에서 해안포 2문의 포문이 열려 있는 모습이 관측된 것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그곳은 북한이 자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곳”이라며 “습기 제거나 환기 작업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해병대는 지난해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때 개머리지역 해안포 진지가 개방됐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의 해안포는 환기가 필요해 열어놓는 것이라 9·19 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