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사진은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발언하는 주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힌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충청도에서 호남의 한 사찰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인 성일종 의원은 17일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어제는 충청도에 계셨는데, 오늘은 호남으로 이동하셨다”면서 “어딘지는 나도 모르고, 호남의 한 사찰로 가셨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한곳에 오래 머물면 사람들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같다”며 “아직 (주 원내대표가) 복귀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사퇴하겠다는 뜻이 완강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내에서 주 원내대표의 복귀를 두고 찬반이 갈린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사람 없다. 잘못된 이야기”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머리를 깎지 않은 승려라는 뜻의 ‘유발승’(有髮僧)으로 불리며 불자 국회의원 모임인 국회 정각회장을 지낸 데 이어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같은 날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다 당내 재신임 기류도 강해 정치권에서는 주 원내대표가 사찰을 돌아다니며 추가 원 구성 협상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복귀 시점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힌 오는 19일 본회의 이후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도부 공백 사태를 유지, 소득없는 원 구성 협상을 피하는 동시에 민주당이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상황을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정여론에 기대 대여 협상력을 높이고, 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통합당 의원들은 연일 출구 전략을 논의, 선수(選數)별로 모여 원내 지도부 공백 상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은 재선의원들이, 전날에는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모였다. 일부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와 면담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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