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포기" 김부겸 승부수에 전대판도 '급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데일리한국DB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의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전대는 ‘이낙연 추대’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김부겸 전 의원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분위기도 급변하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당권 경쟁을 벌이는 우원식, 홍영표 의원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며 공식 출마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전날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우 의원에게는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이번 4·15 총선 때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전 의원이 당권 대신 대권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전대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으로 흘러간다는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 당권만 바라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대선주자의 당권 도전을 견제하는 우 의원과 홍 의원에 이어 김 전 의원까지 대권을 포기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이낙연 의원의 부담은 커졌다. 당권을 발판삼아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7개월짜리 단명 당 대표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당헌에 따라 민주당 대권 주자는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에 사퇴해야 한다. 당 대표가 대권에 출마하면 민주당은 7개월 만에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 새 대표를 뽑아야 한다. 최고위원뿐만 아니라 당 대표가 임명하는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민주연구원장 등 수 많은 인력도 교체해야 한다.

당권 주자 가운데 한 명인 홍 의원은 “대선 후보들이 당권 경쟁에 뛰어드는 데 대해 당내 상당수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같은 당의 김두관 의원도 “대선주자가 7개월짜리 당권에 나서는 거도 당 운영의 원칙과 책임, 그리고 우리에게 닥친 엄중한 책임을 생각할 때 우리의 선택지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권 주자들이 견제를 가세하고 있지만, 이낙연 의원은 ‘책임 있는 리더십’을 앞세워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각오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것이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만큼, 전대에서 당원들의 지지를 확인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이낙연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개호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어느 시점에서는 나타나겠지만 많은 분이 이낙연과 함께하고 있고, 그 확장성은 매우 클 것”이라면서 “합종연횡이 불가피하겠지만, 그런 것들이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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