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패배에 관한 입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4·15 총선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16일 밝혔다.

손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에서 제3 지대는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저의 불찰이다.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따른 채찍질이라고 생각하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생당은 이번 총선에서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호남의 민심을 잡기 위해 나선 박주선,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등 중진 의원들은 모두 낙선했다. 비례 의석 배정 기준인 득표율 3%도 넘지 못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3석을,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을 획득하면서 총 180석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손 위원장은 “경제·안보·인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에 표가 몰린 것은 문재인 정부가 실정을 끝내고 잘하길 바라는 데 따른 격려 차원이자 어려운 상황 속 정권싸움만 해서는 안 된다고 미래통합당에 경고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손 위원장은 “국민은 제3 세력에게 견제의 기회를 줄 여유가 없었다”며 “분열과 탈당, 내홍과 각자도생으로 불안정한 민생당에 표를 줄 수가 없었다. 모두 다 저희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폭주 정치, 싸움 정치를 막기 위한 제도적 정비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손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례위성정당으로 왜곡한 거대 양당의 잘못으로 만들어진 결과”라면서 “지역구 후보 몇 명 이상을 내지 않는 정당에는 비례대표 후보를 낼 수 없게 하고, 비례의석수를 늘려 연동형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중도 개혁의 봄은 반드시 다시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제3 지대를 지켜야 한다”면서 “정치를 거대양당의 싸움판으로 내버려둘 게 아니라 정당 간 협의와 타협을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로 가도록 제도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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