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위성정당 포함한 '빅4'는 결정된 상태… 제5당은 어디?

총선 뒤 이합집산, 합당 등 정계개편 가능성

사진=데일리한국DB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지난 2016년 총선에서는 제3당인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번 4·15 총선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양강(兩强) 구도다.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민생당이 경합하는 곳이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대부분 민주당과 통합당 간 대결로 압축됐다. 민주당과 통합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 정의당 후보들이 일부 선전하는 곳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민주당 대 통합당의 구도다.

민주당은 총선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목표도 높게 잡았다. 20대 총선(지역구 110석) 때보다 ‘20석+α’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4년 전 호남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이 이합집산 속에 사실상 공중분해 된데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여론이 많아진 데 따른 것이다.

13일까지의 각 당의 판세와 그동안의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30석 이상을 얻어 1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은 자체 분석을 통해 253개 지역구 가운데 134곳에서 승리를 점치고 있다.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비례의석 목표치를 ‘17석+α’로 정했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의석을 합하면 과반이 가능할 수도 있다.

통합당은 지역구에서 110석 안팎을 예상되고 있다. 통합당은 자녀의 입시비리 등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소환하고,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을 통해 ‘정권 심판론’에 불을 지피는 데 사활을 걸었다. 여권에 실망해 등을 돌린 지지층과 중도층을 흡수해 문재인 정부의 하반기 국정운영을 심판하고, 차기 대권에서 정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선거 초반에는 민주당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막판으로 가면서 차명진 후보의 막말논란 등 후보들의 거친 입이 계속된 탓에 예상 의석수는 큰 폭으로 줄었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3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이대로 가다간 개헌 저지선(101석)도 힘들다"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섰으나,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통합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목표의석은 20석 이상이지만 실제는 16~18석 정도로 예상된다. 여론조사결과를 종합하면 더불어시민당보다는 1~3석 더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통합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보다는 많지만, 비례대표의 경우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으로 지지표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선거막판의 변수도 있고, 부동표의 향배도 변수이지만 거대양당과 위성정당까지 포함해 '빅4' 정당은 사실상 결정됐다.

그 외의 소위 '군소정당'의 성적표는 어떨까. 이번 총선이 여의도 권력을 재편하는 의미를 넘어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오는 2022년 치러질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가지고 있어 정의당, 열린민주당, 국민의당, 민생당 등도 지지세 확산에 나섰지만 그리 전망이 좋아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정당중 어느 정당이 제5당이 될지도 또다른 관전포인트다.

열린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는 없고, 비례대표 후보만 내세웠다. 정의당과 민생당은 지역구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에 밀리는 점을 고려, 비례정당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못하다. 정당득표율이 3%를 넘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배출해야 비례대표 의석을 얻을 수 있다.

정의당은 비례정당투표에서 20%를 득표, 15석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않다. 거대양당이 만든 비례위성정당의 지지율이 높아서, 여론조사상으로는 6~8석 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상정(경기 고양갑), 여영국(경남 창원성산) 의원 등이 지역구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당선이 확실하지는 않다.

친문(친문재인) 정당을 표방한 열린민주당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친문(문재인)·친조국’ 인사를 전진 배치하며 여권의 핵심 지지층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하지만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지지율이 정체 혹은 하락세다. 손혜원 열린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9일 '5명도 당선되기 힘들다'는 읍소전략으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안철수 전 의원을 중심으로 모인 국민의당은 당초 원내교섭단체를 구성을 목표로 했지만 사실상 쉽지않다. 정의당과 마찬가지로 비례정당투표에서 최소 20%를 득표하겠다는 목표는 세웠지만 현재의 지지율은 10%선 밑이다.

민생당은 박지원, 천정배 의원 등을 앞세워 호남 표심을 공략해 지역구에서 10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그동안 나왔던 여론조사만 보면 확실한 당선권 후보는 별로 없다. 민생당이 목표한 비례의석은 10석이다. 현재의 여론조사 지지율만 보면, 비례의석을 얻을 수 있는 3%선을 넘을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이달 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미래한국당 지지율은 23.0%로 나타났다. 더불어시민당 21.0%, 정의당 11.0%, 열린우리당 10.0%, 국민의당 5.0%, 민생당 2.0%였다. 부동층은 25.0%였다.

한국갤럽은 이를 바탕으로 예상 득표율을 산출했다. 미래한국당 31.0%, 더불어시민당 26.0%, 정의당 15.0%, 열린민주당 12.0%, 국민의당 8.0%, 민생당 2.0%였다. 2016년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 성·연령대 투표율을 평균해 셀 가중처리하고, 부동층에 대해선 다중분류 모형에 따라 선택추정 배분하는 등 통계 기법 등을 통해 나온 결과다.

예상 득표율을 토대로 비례의석 수를 계산한 결과 미래한국당은 16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시민당은 13석, 정의당 7석, 열린민주당 6석, 국민의당 5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론조사의 정확성에 한계도 있고, 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지율 등락도 있는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예상이 어느 정도 맞을 지는 불투명하다. 민생당이 정당득표율 3%를 얻으면 전체 비례대표 배분도 달라진다.

현재의 여론조사상으로는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이 제5당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총선결과에 따라 정당간의 희비는 엇갈릴 수 밖에 없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이합집산, 합당 등 정계개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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