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서 민주당 후보 첫 당선…통합당, 김부겸 잡기 위해 주호영 표적 공천

4·15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대구·경북(TK)에서 4·15 총선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곳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승리한 대구 수성갑 선거구다. 대구의 정치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을 기필코 탈환해야 하는 미래통합당은 옆 선거구인 수성구을에서 4선을 지낸 주호영 의원을 '김부겸 대항마'로 내세웠다. 3선 의원이자 여권의 잠룡으로 평가받는 김 의원을 확실히 잡기 위한 표적 공천이었다.

김 의원과 대구의 인연은 2012년 19대 총선부터 시작됐다. 당시 김 의원은 민주통합당 후보로 수성갑에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2014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대구시장에 도전했지만,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세 번째 도전인 20대 총선에서야 수성갑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이후 문재인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지내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거물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주 의원은 김 의원보다 앞서 2004년부터 대구와 인연을 이어왔다. 주 의원은 수성을에서 17·18·19·20대 총선에 출마해 내리 4선을 지냈다. 20대 총선에서는 당내 계파 갈등으로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을 정도로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는 주 의원이 다소 앞서는 양상이다. 대구CBS와 영남일보·KBS대구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조사하고 이달 1일 공표한 여론조사(대구 수성갑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8명 대상 / 신뢰수준 95% / 표본오차 ±4.3%포인트 응답률 5.6%)에 따르면 김 의원의 지지율은 34.8%, 주 의원의 지지율은 53.4%였다.

TBC·매일신문이 소셜데이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일 조사하고 29일 공표한 여론조사(대구 수성갑 1025명 대상 / 신뢰수준 95% /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4.9%)에서도 주 의원(49.4%)은 김 의원(39.2%)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일 김 의원이 돌연 대권 도전을 선언한 것도 이 같은 여론조사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자신이 대선주자급 거물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해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에 주 의원도 같은 날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수성갑 선거의 최대 변수는 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과 주 의원의 후보 단일화 여부였다. 이 전 구청장이 지난 1일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주 의원과 자연스럽게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다. 통합당 내에서는 주 의원이 이 전 구청장의 표를 상당 부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전 구청장은 수성갑 전체 유권자의 약 40%가 몰려있는 고산 지역(고산 1·2·3동)에서 오랫 동안 지역 기반을 닦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가에서는 고산 지역 표심이 수성갑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대구 봉쇄' 발언 파문 등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대구 민심이 악화된 것도 주 의원에게는 호재다. 다만 4년 동안 지역 기반을 다져온 김 의원의 저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지역 정가에서는 실제 선거에서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