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서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과 '낙동강 벨트'는 혼전 양상

경남 양산을·부산 부산진갑 등 '최대 격전지' 표심이 PK 전체 판세에 영향 미칠 듯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은 21대 총선에서 여야가 '총력전'을 선언한 '최대 격전지'다. PK는 대구·경북(TK)과 함께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평가받는 영남 지역에 속해있지만, 최근 진보 정당 후보가 선전하는 지역구가 조금씩 늘고 있는 독특한 지역이기도 하다.

PK는 지난 2004년 16대 총선과 2008년 17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이 당선자를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명실공히 보수정당의 '아성(牙城)'이었다. PK 지역 표심의 기류 변화가 처음 감지된 것은 2012년 18대 총선이다. 당시 민주당은 총 41석 중 2석을 가져갔다. 19대 총선(40석)에서 3석을 가져간 민주당은 직전 총선인 20대 총선(40석)에서는 8석을 차지해 경남 지역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는 통합당이 20대 국회에서 민주당에 원내1당을 내주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민주당 소속이지만 영남 지역에 연고를 둔 정치인'들이 꾸준히 PK 지역의 문을 두드리고 지지를 호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PK는 TK와 달리 원래 1970년대에는 부산과 마산을 중심으로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며 진보 표심도 적지 않은 지역이었다. 특히 부산에는 호남에서 온 유권자들도 적지않은 편이다.

보수 표심이 강화된 것은 1990년 3당 합당을 통한 민주자유당 출범이 시작이었다. 같은 영남 지역이지만, 1970년대부터 박정희정부가 공을 들여 지역 기반을 다진 TK의 보수 표심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통합당은 민주당에 빼앗긴 PK 지역구를 21대 총선에서 기필코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통합당은 PK에서 적어도 35석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얻은 지역은 기본으로 하고 플러스 알파까지 얻어, 입지를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낙동강 벨트의 선거결과는 이번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 PK 전체 판세에 영향 미칠 '빅매치' 지역구는?

4·15 총선에서 경남 양산시을에 출마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나동연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른바 '낙동강벨트'에 포함되는 경남 양산시을 지역구는 경남 지역 전체 판세를 좌우할 지역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어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문재인 성지'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천에서 탈락해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와 갈등을 빚으면서 경남을 넘어 전국에서 관심을 받는 지역구가 됐다. 경남 지역 전체 판세에 미칠 영향과 상징성을 고려하면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양보할 수 없는 곳이다.

민주당에서는 경기 김포갑 현역 국회의원인 경남지사 출신의 김두관 의원을 이곳에 전략 공천했다. 통합당에서는 양산시장을 지낸 나동연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해 '김두관 대항마'로 결정됐다.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두관 후보가 중량감에서 우위에 있지만, 통합당이 나 후보 지원에 당력을 집중하면서 두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MBC경남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조사하고 31일 공표한 여론조사(양산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7명 대상 / 신뢰수준 95% / 표본오차 ±4.4%p 응답률 7.1%)에서 김두관 후보(43.7%)와 나동연 후보(43%)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0.7%포인트에 그쳤다. 김 후보는 당의 전략으로 김포에서 차출된 반면, 나동연 후보는 지역에서 시의원과 시장을 각각 두번씩 지내는 등 지역 주민들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점이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개표가 끝날때까지 알 수 없는 두 후보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부산 부산진구갑에 출마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부산진갑은 부산 지역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이곳은 '부산의 중심'으로 불리는 '서면'이 위치한 지역구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00만명이나 돼 부산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선거구'다. 민주당에서는 이 지역 현역 의원이자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후보가 재선에 도전한다. 통합당은 부산 시장을 지내 인지도가 높은 서병수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김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표밭을 다져왔고 지역구 재선을 포함해 통산 4선을 노리고 있다. 서 후보도 부산 해운대기장갑에서 4선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부산일보·KSOI 3월 25~26일 조사/ 부산진갑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11명 대상 / 신뢰수준 95% / 표본오차 ±4.3%p 응답률 6.5%)에서는 서병수 후보(41.1%)가 김영춘 후보(32.9%)를 앞섰다. 지역 정가에서는 주로 중앙 정치에서 두각을 드러낸 김영춘 후보와 달리, 서병수 후보가 바닥 민심을 훑고 다니면서 지역일꾼 이미지를 어필한 점이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후보의 지지세도 탄탄하고 저력이 만만치 않아 선거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

◇ PK 최대 격전지 '낙동강벨트' 판세는?

'낙동강벨트'로 불리는 9개 지역구는 PK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칠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이 5개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이들 지역구를 지키면서 다른 낙동강벨트 지역구를 추가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통합당은 민주당에 빼앗긴 지역구를 기필코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진보층 표심이 혼재된 지역이 많아 혼전 양상 속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박민식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북강서갑은 낙동강벨트 지역구 가운데 최대 라이벌이 격돌하는 곳이다. 지역구 현역 의원이자,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 등을 지낸 전재수 민주당 후보와 검사 출신의 전직 국회의원인 박민식 통합당 후보가 4번째 대결을 치른다. 북강서갑은 18·19대 총선에서는 박민식 후보가 승리했으나, 20대 총선에서는 전재수 후보가 당선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곳을 가장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낙동강벨트 지역구로 꼽고 있다.

4·15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장제원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사상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낸 배재정 민주당 후보와 현역 지역구의원인 장제원 통합당 후보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20대 총선에서 장제원 후보는 1869표 차이로 배재정 후보에게 승리했다. 이곳은 19대 총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신) 후보가 출마해 당선된 곳이다. 그만큼 민주당 지지세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부산 사하구갑에 출마한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김척수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사하갑도 리턴매치를 치른다. 지역구 현역 의원인 최인호 민주당 후보에 맞서 동아대 겸임교수이자 지역 당협위원장인 김척수 통합당 후보가 탈환을 벼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두 후보의 표 차이는 불과 2730표였다. 이곳 역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부산 사하구을에 출마한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조경태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사하을에서는 지역구 현역 의원인 조경태 통합당 후보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임)' 부산 지역 대표인 이상호 민주당 후보가 맞붙는다. 두 후보는 '노사모' 설립에 참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무현의 사람들'이 대결하는 셈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조경태 후보의 압도적 우세를 예상하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조경태 후보는 이곳에서 내리 4선을 지낸 저력이 있다. 17·18·19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로 당선됐지만,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통합당의 전신)으로 당적을 옮겨 출마한 상태에서도 승리했다. 조 후보의 '철옹성'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상호 후보의 득표율이 관전 포인트라는 말도 있다.

4·15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구을에 출마한 최지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김도읍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북강서을은 CJENM전략기획국장을 지낸 김원성 통합당 후보의 공천이 무효 처리되면서 당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지역구 현역 의원인 김도읍 후보가 다시 소환됐다. 민주당은 총선 영입 인사인 최지은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를 전략 공천했다. 최 후보는 '젊음'과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내세워 지역경제 활성화 공약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김 후보는 지역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왔다는 강점이 있다. 지역 내 인지도와 정권 심판론이 연계된다면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15 총선에서 경남 양산시갑에 출마한 이재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윤영석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남 양산갑에서는 총선 영입 인사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지낸 이재영 민주당 후보와 지역구 현역 의원인 윤영석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양산갑은 보수색이 매우 강한 지역구다. 역대 총선에서 진보 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민주당이 양산시 출신인 이 후보를 전략 공천한 배경이다. 윤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다면 지역구 3선 의원이 된다. 중량감과 인지도에서 앞선다. 이 후보의 추격전이 관전 포인트다.

4·15 총선에서 경남 김해시갑에 출마한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홍태용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화마을이 위치한 경남 김해갑에서는 지역구 현역 의원인 민홍철 민주당 후보와 김해한솔병원장 출신의 지역 당협위원장인 홍태용 통합당 후보가 20대 총선에 이어 리턴매치를 치른다. '노무현의 성지'로 불리는 김해갑은 민주당으로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지역구 중 하나다. 민 후보와 홍 후보 모두 4년 동안 바닥 민심을 다져와 지역 내 인지도는 우위를 가리기 어렵다. 지역 정가에서는 현역 의원인 민 후보가 조금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선거와 맞물려 정권심판론이 탄력을 얻는다면 홍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15 총선에서 경남 김해시을에 출마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장기표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향수가 배어있는 경남 김해을에서는 지역구 현역 의원인 김정호 민주당 후보와 '운동권의 전설'로 불리는 장기표 통합당 후보가 격돌한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비서관 등을 지내 '노무현의 사람'으로 불리는 김정호 후보는 2018년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직전 지역구 현역 의원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였다. 장기표 후보는 1970~1980년대 유신독재에 항거하다가 수없이 옥고를 치른 재야운동가다. 통합당 출범 과정에서 노력한 부분을 인정 받아 고향인 김해을에 추천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두 후보의 치열한 접전을 전망하고 있다.

◇ 그 외 주목해야 할 PK 지역구는?

4·15 총선에서 부산 남구을에 출마한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이언주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남을에서는 지역구 현역 의원인 박재호 민주당 후보와 김형오 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공천한 이언주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부산 남을은 김무성 통합당 의원이 16대(부산 남구)·17·18대 총선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곳이다. 19대 총선에서도 서용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돼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박재호 후보가 어렵게 당선된 뒤부터 정성 들여 지역 기반을 닦아 왔다. 이 후보는 부산 출신이지만 수도권에서 지역구를 옮겨와 지역 기반이 부족한 게 약점이지만 통합당 간판으로 출마한 것은 이 지역에서는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후보의 '보수 여전사' 이미지와 정권 심판론이 어떤 결과로 나올 지 관심거리다.

4·15 총선에서 부산 연제구에 출마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이주환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연제에서는 지역구 현역 의원인 김해영 민주당 후보와 지역 당협위원장인 이주환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20대 총선에서 김해영 후보는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희정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최연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파란이었다. 김 후보가 4년 동안 지역 기반을 다져왔지만, '부산 토박이'이자 부산시의원을 지낸 이 후보도 지역 내 인지도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후보의 우세를 예상하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곳 역시 치열한 접전이 전망된다.

4·15 총선에서 부산 해운대구을에 출마한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김미애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해운대을에서는 지역구 현역 의원인 윤준호 민주당 후보와 부산지방변호사회 수석부회장인 김미애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원래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었지만, 윤 후보가 4전5기 도전 끝에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김 후보는 방직공장 여공에서 변호사가 된 '여공 신화'의 주인공이다. 두 후보 모두 지역 내 인지도가 높아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 초접전이 전망된다.

4·15 총선에서 울산 동구에 출마한 (왼쪽부터)김태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권명호 미래통합당 후보, 김종훈 민중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울산 동구에서는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김태선 민주당 후보와 울산시의회 의장·울산동구청장 등을 지낸 권명호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여기에 지역구 현역 의원인 김종훈 민주당 후보가 가세해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 등이 있는 노동자 밀집 지역구다. 역대 총선에서 보수 정당이 강세를 보였으나, 20대 총선에서는 진보 성향의 김 후보가 당선돼 변화가 시작됐다. 지난 4년 동안 지역 기반을 다져온 김 후보에게 이점이 있지만, 권 후보도 만만치 않다. 권 후보는 2014년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경험이 있다. 지역 내 인지도도 높다.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초접전 지역이다.

4·15 총선에서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에 출마한 서필상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강석진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에서는 전국농협노동위원장을 지낸 서필상 민주당 후보와 지역구 현역 의원인 강석진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여기에 통합당 공관위와 공천 갈등을 빚었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바닥 민심을 챙겨온 강 후보와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김 후보의 생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15 총선에서 경남 창원시성산구에 출마한 (왼쪽부터)이흥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강기윤 미래통합당 후보, 여영국 정의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남 창원시성산구에서는 민주노총경남본부장을 지낸 이흥석 민주당 후보와 19대 총선 때 이곳에서 당선됐던 강기윤 통합당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지역구 현역 의원인 여영국 정의당 후보를 포함해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창원성산은 진보 진영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17·18대 총선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고, 20대 총선에서는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다. 여영국 후보는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다. 과거 진보세가 강했던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보수 표심도 늘어났다.이 후보와 여 후보로 진보 표심이 갈라진다면 강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2파전이냐, 3파전이냐 여부가 판세에 미칠 영향이 큰 지역이다. 실제로 여 후보가 범여권 단일화를 거쳐 당선된 2018년 재보궐 선거에서도, 여 후보와 강 후보의 표 차이는 불과 504표였다. 이 같은 표심을 고려해 여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이 후보와 석영철 민중당 후보에게 '진보 계열 후보 3자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 창원 성산 당원협의회는 "인물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 대신 어느 정당 후보를 단일 후보로 택할지 묻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한 상태다.

◇ 경남 지역 '보수 텃밭' 지역구, 통합당 강세 유지될까

4·15 총선에서 경남 거제시에 출마한 문상모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서일준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한표 통합당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경남 거제시는 서울시의원을 지낸 문상모 민주당 후보와 거제부시장을 지낸 서일준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거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곳이다. 문 대통령도 이곳에서 자랐다.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한 적이 없어 서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에 출마한 조성환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조해진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20대 총선 출마가 무산된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에서는 밀양·창녕 경찰서장을 지낸 조성환 민주당 후보와 이곳에서 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조해진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엄용수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20대 총선에서 조해진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38.7%(5만 1976표)의 득표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지역 내 인지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조해진 후보의 우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조성환 후보의 득표율이 관전 포인트다.

4·15 총선에서 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에 출마한 황인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하영제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상규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에서는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시민사회수석을 지낸 황인성 민주당 후보와 농수산식품부 차관을 지낸 하영제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통합당이 강세인 지역으로, 하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황 후보가 선전할 가능성도 높다.

4·15 총선에서 경남 진주시갑에 출마한 정영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박대출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남 진주갑에서는 경남도당위원장을 지낸 정영훈 민주당 후보와 지역구 현역 의원인 박대출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세 번째 '리턴매치'다. 19·20대 총선에서는 박대출 후보가 모두 승리해 재선에 성공했다. 박 후보가 8년 동안 지역기반을 다져온 점과 보수세가 강한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에서도 박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경남 진주시을에 출마한 한경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강민국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재경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진주을에서는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을 지낸 한경호 민주당 후보와 경남도의원을 지낸 강민국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이곳 역시 17대 총선부터 꾸준히 통합당 계열 후보가 당선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강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에 출마한 박남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최형두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주영 통합당 의원이 20대 총선까지 내리 4선에 성공한 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에서는 전·현직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대결이 펼쳐진다. 박남현 민주당 후보는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제도개선 행정관 출신이다. 최형두 통합당 후보는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냈다. 이곳 역시 보수세가 강한 지역 특성상 최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박 후보의 선전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4·15 총선에서 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에 출마한 하귀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윤한홍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에서는 노무현정부 청와대 법무행정관을 지낸 하귀남 민주당 후보와 지역구 현역 의원인 윤한홍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하 후보는 이번 총선이 다섯번째 도전이다. 17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마산회원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 지역구 재선에 도전하는 윤한홍 후보의 우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하 후보의 뚝심과 하 후보에 대한 '동정여론'이 '금배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4·15 총선에서 경남 창원시의창구에 출마한 김기운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박완수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남 창원시의창구에서는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인 김기운 민주당 후보와 지역구 현역 의원인 박완수 통합당 후보의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김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40.53%(46429표) 득표율로 낙선했다. 예상 밖 선전이었다. 하지만 이곳 역시 민주당 계열 후보가 한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여기에 현역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이번 총선에서도 박 후보가 다소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김 후보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4·15 총선에서 경남 창원시진해구에 출마한 황기철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이달혼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남 창원시진해구에서는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황기철 민주당 후보와 행정자치부장관을 지낸 이달곤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지역구 현역 의원은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김성찬 통합당 의원이다. 창원진해는 17대 총선부터 민주당 계열 후보가 한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보수세가 강한 곳이다. 이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해군의 도시'로 불리는 진해여서,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황 후보가 정치신인으로서의 약점만 보완한다면 당선될 수 있다.

4·15 총선에서 경남 통영시고성군에 출마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정점식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남 통영시고성군에서는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신 양문석 민주당 후보와 지역구 현역 의원인 정점식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정점식 후보가 1년 동안 지역 기반을 다진 점과 보수세가 강한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에서도 정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 역대 총선서 통합당 우세했던 부산 지역구…21대 총선은?

4·15 총선에서 부산 금정구에 출마한 박무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백종헌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세연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금정에서는 국제신문사 사장을 지낸 박무성 민주당 후보와 부산시의회 의장을 지낸 백종헌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금정은 부산에서도 보수세가 특히 강한 지역이다. 정치신인인 박 후보가 첫 선거부터 선전할 가능성은 높지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백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부산 기장군에 출마한 최택용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정동만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윤상직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기장에서는 녹색연합 시민운동가 출신인 최택용 민주당 후보와 기장군의회 의원·부산시의원을 지낸 정동만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특성상 정 후보가 우세가 점쳐진다.

4·15 총선에서 부산 남구갑에 출마한 강준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박수영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정훈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남갑에서는 해양수산부 차관을 지낸 강준석 민주당 후보와 경기도 행정제1부지사를 지낸 박수영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박수영 후보는 2006년 노무현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지내기도 했다. 보수색이 강한 지역인데다, 박 후보가 이곳에서 4선을 지낸 김 의원의 조직을 물려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박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내세운 강 후보의 득표율이 관전 포인트다.

4·15 총선에서 부산 동래구에 출마한 박성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김희곤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진복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동래에서는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박성현(부산시당 대변인) 민주당 후보와 해양수산부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김희곤(당 지역위원장)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지역 내 인지도가 높은 이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희곤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박성현 후보의 추격전이 관전 포인트다.

4·15 총선에서 부산 부산진구을에 출마한 류영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이헌승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부산진을에서는 부산시 약사회장을 지낸 류영진 민주당 후보와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헌승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이 후보는 이곳에서 재선(19·20대 총선)에 성공했다. 보수색이 강한 지역 특성과 8년 동안 이 후보가 지역 기반을 다진 점 등을 고려하면 류 후보가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는 않다.

4·15 총선에서 부산 서구동구에 출마한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안병길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기준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서구동구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 상근감사위원인 이재강 민주당 후보와 부산일보 사장을 지낸 안병길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이 후보는 19·20대 총선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유기준 의원이 17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내리 4선을 지낸 지역 특성을 고려하면 안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3수생'으로 8년 동안 지역 기반을 다져온 이재강 후보가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4·15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에 출마한 강윤경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전봉민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재중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수영에서는 지역위원장인 강윤경 민주당 후보와 부산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전봉민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18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유재중 의원이 내리 3선에 성공한 지역구다. 그만큼 보수세가 강하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부산시 의원을 지낸 전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부산 중구영도구에 출마한 김비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황보승희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무성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중구영도구에서는 당 지역위원장인 김비오 민주당 후보와 부산시의원 출신인 황보승희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이 지역은 김형오 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5선(14·15·16·17·18대의원), 김무성 의원이 재선(19·20대의원)을 한 선거구다. 보수세가 강해 황보승희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오랫동안 지역기반을 다져온 김비오 후보의 득표율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4·15 총선에서 부산 해운대구갑에 출마한 유영민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하태경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산 해운대갑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유영민 민주당 후보와 지역구 현역 의원인 하태경 통합당 후보가 '리턴 매치'를 치른다. 두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대결했다. 동(東)부산에 속하는 해운대갑은 해운대 신시가지, 엘시티 등이 포함된 '부촌(富村) 지역구'로, 보수색이 강하다. 하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유 후보의 득표율이 관전 포인트다.

◇ '靑 선거개입 의혹' 울산, 여야 치열한 공방 예고

4·15 총선에서 울산 중구에 출마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박성민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갑윤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중구에서는 당 최고위원을 지낸 임동호 민주당 후보와 중구청장을 지낸 박성민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중구는 정 의원이 내리 5선에 성공하는 등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두 후보는 2011년 중구청장 재선거, 2014년 중구청장 선거에 이어 세 번째 대결이다. 모두 박 후보가 승리했다. 지역 기반이 탄탄한 박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울산 남구갑에 출마한 심규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이채익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울산 남구갑에서도 세 번째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울산총괄선대본부장을 지낸 심규명 민주당 후보와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채익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지난 19·20대 총선에서 이 후보는 모두 승리했다. 이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오랜 기간 지역 기반을 다져온 심 후보의 득표율이 관전 포인트다.

4·15 총선에서 울산 남구을에 출마한 박성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김기현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박맹우 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남을에서는 당 정책위 부의장인 박성진 민주당 후보와 울산시장을 지낸 김기현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김 후보는 이른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의 당사자다. 남을은 '선거개입 의혹'을 두고 여야 후보들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면서 추가 폭로전이 나올 수도 있는 '화약고'같은 지역이다. 원래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데다, 선거개입 의혹은 검찰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김 후보의 우세가 예상된다.

4·15 총선에서 울산 북구에 출마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박대동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울산 북구에서는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상헌 민주당 후보와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낸 박대동 통합당 후보가 '리턴 매치'를 치른다. 두 후보는 2018년 재보궐 선거에서 한 차례 승부를 치른 경험이 있다. 당시 이 후보가 승리해 울산 지역 최초 민주당 국회의원이 됐다. 박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울산 북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두 후보 모두 지역 내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울산 북구는 보수세와 진보세가 적절히 혼합된 지역이다. 16·18·19대 총선과 2005년 재보궐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 후보가 승리했지만, 17·20대 총선과 2009년·2018년 재보궐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서도 특정 후보의 우세를 점치기 어렵다. 지역 정가에서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울산 울주군에 출마한 김영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서범수 미래통합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무소속 강길부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울주군에서는 관세청장을 지낸 김영문 민주당 후보와 울산경찰청장을 지낸 서범수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이곳에서 내리 4선을 지낸 강 의원은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서 후보가 다소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이 불거져 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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