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은 태영호 '손' 들어줘…최고위·공관위 '재의' 과정서 '강남갑' 공천 확정

미래통합당 후보로 21대 총선 서울 강남갑 지역구에 출마하는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미래통합당으로부터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안받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2일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서울 강남갑'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태 전 공사는 "후보의 등에 칼을 꽂는 듯한 발언"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의 강남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라며 "그 사람이 강남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전 대표의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자, 태 전 공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선거 일선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는 후보의 등에 칼을 꽂는 듯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태 전 공사는 "제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 '남한에 뿌리가 없다'는 말은 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분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남한에 뿌리가 없어 잘못된 공천이라는 발언은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통합당은 태 전 공사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이날 당 최고위와 공관위의 재의(再議) 과정을 거쳐 태 전 공사의 공천이 확정됐다. 김형오 공관위원장도 기자들을 만나 "(김 전 대표의 발언은) 잘 납득이 안 된다. 적합한 곳을 찾아 공천한 것"이라며 "강남갑 공천은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김 전 대표의 통합당행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당이 김 전 대표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태 전 공사의 공천 확정 소식을 접한 뒤에 "사실상 (선대위원장 수락은) 어렵지 않겠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은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전 대표가 '태영호 강남 공천' 등을 수긍할 것이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가 합리적인 분이기 때문에 열(10) 가지를 지적한다고 해서 다 관철되길 바라고 (지적) 하는 분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문병호 전 국민의당 의원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태 전 공사 공천은 여러 배경과 논리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서로 상의하면 해결될 것"이라며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김종인 전 대표 양쪽 의견 다 일리가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결론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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