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표 선출 1년5개월 만에 '백의종군' 선언

24일 전 기자회견 열어 총선 출마 여부 등 밝힐 듯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2018년 9월2일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지 1년5개월 만이다. 그는 당 대표직을 내려두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4·15총선 출마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와 바른미래당은 24일부로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합당하기로 했다”면서 “당 대표직을 사임하고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개혁위원장,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 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위원장은 오는 24일까지 합당 절차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전제는 각 당의 지도부 사퇴였다. 협상은 지도부 구성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답보 상태를 이어왔으나, 이날 손 대표가 사퇴하기로 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손 대표는 3당 합당을 추진했다가 합의문 추인을 거부하는 등 결정을 번복한 데 대해 “자칫 지역 정당으로의 회귀에 끝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통합 작업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다”면서 “이달 초 이찬열 의원 등의 탈당으로 국고 보조금 수령 등에 차질이 생겨 급작스럽게 3당 합당을 추진하게 된 것도 사실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세대와 통합이 어렵게 된 지금, 각 지역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해놓고도 움직이지 못하는 우리 후보들, 출마를 생각하면서도 혼란한 당 사정 때문에 예비후보 등록조차 못 하고 있는 지역위원장들, 우리 당의 기호가 3번이 될지 4번이 될지 20번이 될지 40번이 될지 몰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당원들을 생각했다”면서 사퇴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청년 세력과 통합이 무산된 이유도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청년·미래 세력이 이달 23~25일 창당과 연대를 계획, 손 대표는 이들과 통합을 전제로 이달 말 사퇴를 계획했지만 무산됐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과 통합 시 당 대표를 청년들에게 넘기고 당 지도부 과반수를 주려고 약속했었지만, 최근 그 조직이 지나친 요구를 해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통합될 당은 대한민국 미래를 열어갈 청년미래 세력, 소상공인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소중한 숨은 영웅을 발굴해 대한민국을 풍요로우면서도 모두에게 따뜻한 공동체로 이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하나의 평당원으로서 대한민국의 산업과 민생을 발전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 정치를 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제7공화국을 열어가는 데도, 총선 후 전개될 개헌 운동에도 조그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각 당의 대표가 1인씩 추천하는 3인으로 공동대표를 선출, 이 가운데 바른미래당이 추천하는 공동대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하기로 한 배경도 설명했다.

손 대표는 “3당 대표가 공동 등재되면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다”면서 “재작년 지방선거에서 보았듯 통합이 끝없는 분열과 갈등으로 이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저의 충정으로 ‘등재대표제도’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이날 바른미래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4·15총선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4·15 총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이 부분은 고민을 좀 더 하고 난 뒤 결정할 것 같다”면서 “아마 마지막 (대표직을) 내려놓으실 때 의견을 밝히실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과 별개로 당 대표직을 완전히 내려놓는 오는 24일 전에 추가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출마 여부와 그동안의 소회 등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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