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내 갈등 감소·표심 결집·황교안 ‘리더십’ 강화 전망

우리공화당 등 ‘태극기 세력’에 갈라지는 보수표심은 적을 듯

‘안철수 합류’ 무산으로 ‘중도 표심’ 확보는 과제

중도·보수 세력을 통합한 미래통합당 출범식 열린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정병국, 이언주 의원, 장기표 통합신당준비위원회 위원장이 당명인 '미래통합당'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이 참여하는 범보수 통합신당 '미래통합당(통합당)'이 17일 공식 출범했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당을 상징하는 색은 '해피 핑크(분홍)'다. 의석수는 한국당 105석과 새보수당 7석, 전진당 1석을 합쳐 총 113석이다.

통합당은 기존 8인의 한국당 최고위원 체제를 유지하고, 여기에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준석 새보수당 최고위원, 김영환 전 국민의당 의원, 김원성 전진당 최고위원을 추가해 지도부를 새로 구성했다. 공천관리위원회도 한국당의 공관위원들을 유지하면서, 새 공관위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통합당의 파급력이 단순히 보수 진영의 표심을 결집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진영 내 갈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새보수당 등 보수 야권은 큰 틀에서는 한국당과 이념적 궤를 같이했지만, ‘박근혜 탄핵’ 등 일부 사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종로 출마 문제' 등으로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리더십도 다시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종로 지역구 판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종로는 물론 서울을 비롯한 전체 판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한국당에 쌓인 ‘비호감’ 이미지가 ‘대통합’이라는 간판 아래 일정 부분 희석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다소 높았던 한국당의 비호감도를 상쇄해 줄 수 있는 ‘통합의 굴레’가 생겼다는 것은 유권자 입장에서 ‘이제 이 당을 지지해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 '2020 국민 앞에 하나'에서 축사하며 "환호합시다"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과 ‘태극기 세력’을 기반으로 한 우리공화당 등이 통합 논의에 불참하면서 ‘완벽한 중도·보수대통합’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안철수 위원장이 합류했다면 중도층 표심 확보에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물론 통합의 물리적 규모도 한계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중도층의 표심을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른바 ‘가운데 세력’이 합류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이게 과연 새로운 보수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공화당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자유통일당, 무소속 홍문종 의원이 창당을 추진 중인 ‘친박신당’ 등 ‘태극기 정당’들은 대통합신당의 영남 지역 총선 판세에 큰 변수가 되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종 논설위원은 “(영남 지역) 보수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선명성보다는 ‘반문 정서’에 집중할 것 같다”며 “일단 (정부·여당의) ‘견제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내 표가 사표(死票 )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공화당 등도 결국에는 미래통합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단 (한국당·새보수당·전진당 등) 1차 통합이 되고, 시간이 조금 흘러, ‘문재인정권이 순항하면 안 되겠다’는 데 공동의 목표가 일치하면 (우리공화당 등과의) 2차 통합이 추진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