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명예훼손 재판으로 인해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결국 당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정 전 의원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눈물을 삼켜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주어진 분야에서 다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저는 영원한 민주당 당원”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이번 부적격 판정의 결정적 계기가 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2년 전 이른바 미투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복당하지 못하고 서울시장에도 출마하지 못한 ‘정치적 처벌’을 받았다”면서 “2년 가까이 혹독한 재판을 거쳐 무죄 판결받은 뒤 공관위원들에게 판결문을 살펴달라고 요청했지만,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납득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규정이 없지만, 당은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라는 정무적 판단 아래 ‘감정 처벌’을 단행했다”면서 “원통하고 서러워 피를 토하며 울부짖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 전 의원은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 했으나 미투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그는 지난해 10월 관련 보도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재판 1심에서 무혐의 선고를 받고 민주당에 복당했다. 최근에는 금태섭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를 우선하는 공당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8일 정 전 의원에게 4·15총선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통보했다.

정 전 의원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사실상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처음에는 이명박 정권, 이번에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해온 동료들의 손에 의해 잘려나가지만 저 정몽주를 잊지 말아 달라”면서 “온갖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만들어낸 문재인 정부이기에 모두 함께 지켜 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총선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해주길 바란다”면서 “향후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당의 후속 조치를 보며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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