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했던 ‘수도권 험지 출마’로 공천 혁신 탄력

총선 판세에 파급효과 기대…승리하면 대권 교두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4·15 총선 서울 종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결국 선택은 여야 대표주자 간 정면승부였다.

황 대표는 지난달 초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한 이후 구체적 출마 지역에 대해 함구해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앞서 종로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뛰어드는 것은 여당의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가 총선 거취를 정하지 못해 전체 선거 전략에 차질을 빚는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일각에선 ‘출마 선언 시기가 늦어 이제는 안 하느니만 못한 시점이 됐다’는 한탄 섞인 목소리도 새 나왔다.

때문에 ‘불출마’를 건의하는 측근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6일 황 대표에게 ‘종로 출마’와 ‘불출마’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최후 통첩'을 전달했다.

황 대표로서는 불출마를 선택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원외 당 대표자로서의 한계를 체감한 데다, 원내에 진입하는 것이 향후 대권가도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낙연 전 총리와의 정면 대결을 회피하는 모양새도 좋은 건 없었다. 당선되면 대통령후보의 꽃가마를 타는 '순탄대로'가 사실상 보장되는 것이지만, 당선이 쉽지않아 황 대표는 장고를 거듭해왔다.

일부 공관위원과 당 핵심 관계자들은 황 대표에게 ‘종로 출마’를 강력하게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도 종로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총선 거취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번 선거 전략을 ‘문재인 정권 심판’ 구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리에게 밀리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응할 전략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일대일 대결이 아니라, 문재인정권과 황교안의 승부”라고 답했다. 출마 선언문에서도 ‘정권 심판’이라는 표현은 총 7번 등장했다.

황 대표가 반전을 이끌어낼 가능성도 있다.

우선 ‘수도권 험지 출마’ 약속을 지키면서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를 실행할 동력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관위의 공천 혁신이 탄력을 받으면서, 당의 총선 전체 전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작게는 서울 판세, 좀 더 크게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판세, 더 크게는 호남권을 제외한 전국 판세에 시너지가 날 수 있다.

실제로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에서 “공관위는 곧 추가 공모, 중량급 인사들의 전략 배치 등 필요한 후속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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