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번지’ 서울 종로서 ‘2022 대선 전초전’ 벌어진다

대선주자 지지도 ‘여권 1위 이낙연 vs 야권 1위 황교안’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오는 4·15총선에서 대선주자 지지도 여권 1위와 야권 1위가 같은 지역구에서 맞붙는다.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서울 종로구 얘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7일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23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출사표를 던진 것에 대해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 전 총리와 황 대표는 대선을 2년 여 앞둔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들이다. 각각 지지도 1,2위를 차지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그런 이들이 총선에서 ‘대선 전초전’을 벌이게 됐다.

종로가 정치 1번지라는 위상을 갖고 있는 건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라는 명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윤보선·노무현·이명박 등 무려 3명의 대통령이 종로에서 배출됐다.

특히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이 종로에서 맞붙기도 했다. 당시 신한국당 후보로 나선 이 전 대통령이 통합민주당 후보인 노 전 대통령을 이겼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형이 최종 선고되기 전에 스스로 사퇴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보궐선거를 통해 종로 지역구에서 당선됐고, 그 기세를 몰아 2002년 대권을 잡았다. 잠시나마 종로 지역구를 차지했던 이 전 대통령은 200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며 정치적 재기에 성공해 2007년 노 전 대통령 후임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결국 1996년 당시 두 사람의 대결은 지지율 1,2위 간의 대결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빅매치로 역사에 남았다.

이처럼 전직 대통령 3명이라는 거물급 정치인을 배출한 상징성으로 인해 종로는 정치권의 잠룡들이 눈독을 들이는 선거구로 주목받아 왔다.

직전 선거인 20대 총선만 하더라도 정세균 총리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누르고 국회에 재입성해 국회의장까지 지냈다.

멀게는 해방 이후 제헌국회에서부터 정계 거물들이 출마해온 종로다. 장면 전 총리와 이민우 전 신한민주당 대표, 이종찬 전 국정원장 등이 모두 종로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낙선한 인물들 중에는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와 홍사덕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거물 정치인들의 출마 향연을 21대 총선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대표가 이어받게 된 셈이다. 전직 국무총리들 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격전은 유권자의 흥미를 끈다.

이 전 총리와 황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거는 이번 종로 맞대결의 승부는 전국 총선 판도와 총선 이후 정당의 명운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종로 선거는 총선을 상징하는 선거”라면서 “대선주자로서 생사뿐만 아니라 정당의 정치적 존망까지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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