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보수당과 ‘공천 잡음’ 의식한 듯…소속 의원 12명 불출마에도 “갈 길 멀다”

황교안에게 전권 위임받은 김형오, 새보수당이 선호하는 ‘국민경선제’ 예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회동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17일 첫 회동을 하고 한목소리로 ‘공천 혁신’을 통한 당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공천 과정을 통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당부했다.

황 대표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연찬회에 오셔서 ‘헌신과 희생’에 대해 아주 아프게 말씀하셨던 것을 기억한다”며 “이후 우리 당의 의원 12명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는 등 변화가 시작됐지만, 아직도 우리의 갈 길은 멀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금은 통합과 혁신이 큰 과제가 돼 있다”며 “지금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만들어져 있는데, 거기에 협력하면서 자유우파의 대통합이 이뤄지는 측면, 그리고 당의 혁신도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모든 범보수 세력을 아우르는 보수대통합뿐만 아니라, 당의 ‘공천 혁신’을 통해 새보수당과의 일대일 통합논의 과정에서 불거지는 잡음도 함께 줄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살리는 공천을 반드시 실천할 것”이라며 “우파와 통합과정에서 공천으로 인한 잡음이 없도록 협의에 나가겠다. 추후 공천관리위원회 구성도 협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김 위원장은 “지역과 계파와 계층과 진영을 전부 능가하고 극복하도록 하겠다”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보수니, 진보니 케케묵은 논리를 따지고 기득권에 젖어있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공관위원장으로서 공관위에 있는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 나갈 것”이라며 “모든 비난과 비판을 감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목숨 걸고 하겠다”며 ‘공천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첫 회동을 가진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황 대표와 회동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새보수당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00% 국민투표로 치러지는 경선은 인지도가 높은 후보에게 유리하다. 반면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당원 50%+일반 국민 50% 투표 방식은 해당 지역구 당원들의 지지를 더 많이 확보한 후보가 유리한 방식이다.

김 위원장은 “기술적으로는 부족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로 가야 한다”며 “당원 50% 반영이면 신인이 어떻게 들어오겠나.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또 “황 대표가 전권을 다 주겠다고 했다”며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간섭받지 않는 공관위원장으로서 직을 걸고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새보수당 혁통위원인 정운천·지상욱 의원은 이날 혁통위 4차 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지상욱 의원은 전날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당 대 당 통합추진위원회’ 추진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박형준 혁통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사퇴하지 않을 경우) 혁통위에 계속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재고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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