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중도·개혁 강조…‘황교안 주도 보수통합’ 참여 거부

새보수당, 한국당과 ‘통합 주도권’ 기싸움…“박형준 사퇴 요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에서 열린 '2020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신년인사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보수통합 논의 과정에서 연일 잡음을 내고 있다. 범보수 야권 일각에서는 ‘보수후보단일화’ 등을 통한 선거연대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부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통합 논의를 지연시키는 요인은 △통합 이후 공천권·지분 다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 등 중도세력의 합류 여부 △통합 방식 등에 대한 한국당과 새보수당 내 반발 등이 꼽힌다.

현재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가장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통합의 범위·순서다.

통합 이후 공천권과 지분 다툼을 고려할 때, 새보수당은 한국당과 일대일 통합을 거친 뒤, 나머지 중도·보수세력과 논의를 이어가는 방식이 유리하다. 반면 한국당은 황교안 당대표가 제안해 출범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를 통해 모든 반문(反文) 세력과 동시에 통합 논의를 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눈치다. 최근 새보수당이 박형준 혁통위원장에게 날선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통합 주도권 싸움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박 위원장은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가 15일 한국당에 ‘당 대 당 통합추진위’를 제안한 것을 두고 다음 날 국회에서 열린 혁통위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적절치 않다”는 견해를 밝혀 새보수당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지상욱 새보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혁통위에 계속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해야겠다”고 항의했다.

한국당 내 반발도 통합 논의의 걸림돌이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세력과의 통합을 반기지 않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우리공화당에 입당하거나, ‘영남 친박 신당’을 창당하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황교안 대표와 박형준 위원장이 최근 잇따라 러브콜을 보낸 안철수 전 의원도 당장 보수통합 논의에 합류할 가능성은 적다. 중도 개혁 세력을 포함한 대통합의 ‘키(key)’로 꼽히는 안 전 의원은 이미 지난 14일 “(저와) 야권통합 논의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전 의원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도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 이후 행보와 관련 “(신당 창당·바른미래당 복귀 등)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며 “(다만) 한국당 중심으로 가는 보수 통합 논의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그 부분은 선택지에서 제외돼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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