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주 52시간 근무, 속도조절 강조하며 정책의 유연성 언급

지소미아, 日에 원인이 있다고 쐐기 박으면서도 대화의 끈 놓지 않아

검찰개혁,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함께 공수처 설치 필요성 역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종료 후 시간 관계상 받지 못한 질문지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국민 300명을 지근거리에서 만나 질문을 듣고 대답을 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문 대통령과 국민들의 대화는 예정된 100분을 넘어 117분 동안 열띤 열기 속에 진행됐다. 지난 9일 임기 반환점을 돈 문 대통령은 이날 ‘소통’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화의 내용을 국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8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진행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했다. 이날 국민과의 대화에서 청와대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대화의 주관은 MBC에서 맡았고, 사회는 30여 년 간의 라디오 진행으로 국민들에게 익숙한 가수 출신 배철수씨가 맡았다. 대화는 각본 없이 국민들이 손을 들면 문 대통령이 지명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국민들의 질문은 쌓이고 쌓인 하소연처럼 들리기도 했으나, 현안의 방향성만큼은 전문 기자들 못지않았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문제 등 경제 현안에 대해 정책적 방향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들며 정책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북미 관계에 있어서는 그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는 23일 종료 예정인 지소미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의 원인은 일본의 수출통제에 있다고 다시 한번 쐐기를 박으면서도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본과 대화를 통한 해결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는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분야”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문 대통령은 “전쟁의 위험이 제거되고 대화 국면에 들어섰다”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반드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검찰개혁에 있어서는 다시 한번 그 당위성을 역설하며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돼야 하고, 그 중립성이 보장될수록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이 잘못했을 때 책임을 물을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문 대통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혀 수면위로 떠오른 모병제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모병제 도입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또 그는 동성 간의 결혼에 대해서는 “동성혼을 합법화하기에 우리 사회가 아직 합의를 이루고 있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