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저서 막걸리 곁들여 160분간 만찬 회동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국내외 주요 현안도 논의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들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사진=청와대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여야 5당 대표들을 향해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복원해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쯤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정의당 심상정·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함께 2시간40분간 만찬을 하며 이같이 제안하자 “야당 대표들도 긍정적으로 호응했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전했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지난해 11월 5일 문 대통령과 여야 합의로 첫 회의가 열린 이후 지금껏 1년 여 동안 정치권 정쟁 속에 개최되지 못했다.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31일 모친상에 조문을 와 준 당 대표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청와대로 초청해 성사됐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들은 막걸리로 반주를 곁들여 식사를 하며 대화한 걸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5당 대표들을 통상 외부 손님을 초청하는 상춘재나 국빈 만찬장인 영빈관이 아닌 관저로 초대했다. 관저는 청와대 내에서 대통령의 사적인 공간으로 분류된다. 모친상에 와준 손님들을 ‘안방’으로 예의를 갖춰 초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서도 관저에 외부인을 초청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만찬은 이러한 성격을 감안해 전면 비공개로 진행됐다. 청와대는 만찬의 시작·종료 시간은 물론이거니와 내용도 출입기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을 포함해 각 정당들이 이날 만찬의 회동 내용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통해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만찬에 대해 “모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이 오갔다”면서 “정치와 경제, 노동, 외교, 통일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와 폭 넓은 대화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맞아 위기에 빠진 경제와 안보 등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면서 “황 대표는 한국당이 제시한 민부론과 민평론을 잘 검토해 국정에 반영해 달라고 대통령에게 부탁했고, 문 대통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두 책을 보내달라고 했다”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손학규 대표가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지적하고 정부 재정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되며,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브리핑 했다.

김종대 정의당 대변인은 “심상정 대표가 금강산 관광도 제재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이어가는 등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분야를 적극 촉구하자 문 대통령도 북미 대화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 적극 공감을 표시했다”고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문 대통령이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복구돼 가동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강력하게 피력했다”면서 “여야 4당 대표는 물론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여 당에서 협의하겠다고 답했다”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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