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 출연…검찰개혁·유시민 대권도전 가능성 등 설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오른쪽)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MBC‘100분 토론’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김동용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는 이날 ‘공정과 개혁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했다. 지난 6월 유튜브 공동 방송 ‘홍카레오’에서 설전을 벌인지 약 4개월 만이다.

유 이사장은 “조국 장관과 관련된 문제들은 자녀들이 스펙을 만드는 과정, 대합입시 관련 보통의 청년들이 누릴 수 없었던 기회를 누린 게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단지 하나의 사례가 아니고, 우리 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제도 안에 다 들어와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공정이라는 키워드가 많은 분들의 마음 속에 떠올랐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유 이사장은 “공정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요구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정의롭고 결과는 공정하다’고 했는데, 이번 ‘조국 사태’를 보면 다 아니었다”며 “입시비리, 사학비리, 직무비리 의혹을 보면 ‘가족범죄단’”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조국씨에게 (제가)임명 전에 (제 개인)유튜브(채널)에서 ‘나대지 말라. 나대면 칼 맞는다’고 했다”며 “그걸 JTBC에서 ‘홍준표의 막말’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조 전 장관이) 나대다가 칼을 맞았다. 이건 가족범죄단이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소위 공정하고 정의로운 좌파들의 민낯을 국민들이 여실히 보게 됐다”며 “이번 사태가 조국을 위해서는 좀 불행하지만, 한국을 위해서는 참 다행스러웠다. 문재인정권의 민낯을 봤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검찰개혁 방식에 대해서도 충돌했다.

홍 전 대표는 “(검찰개혁의 핵심은) 오래전부터 말해왔는데, 인사와 예산의 독립,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며 “중립성을 확보하고 정권의 수호자가 아닌 정의의 수호자로 만들어 주는 게 검찰개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홍 전 대표는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검찰을 이용해 통치했다. 말하자면 검찰의 역할은 정권의 수호자였다”며 “검찰이 다루는 사건의 99%가 일반 사건인데, 1%도 안 되는 정치 사건을 갖고 검찰이 욕을 먹는다. 검찰개혁의 본질은 중립성 확보지, 문 대통령이 얘기하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유 이사장은 “참여정부 때 검찰의 중립성을 완전히 보장했더니, 이명박정부 때 다시 (정권의) 손을 잡고 (그 속으로 검찰이) 완전히 들어갔다”며 “검찰 스스로 정치중립성을 버리고 이익을 위해 정치권력과 영합하는 것은 독립시킨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유 이사장은 “또 1% 정치사건을 잘못했더 99%도 욕을 먹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검찰조직이 헌법과 법률을 지키면서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게 검찰개혁이다.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시행령 등을 통해야 하고, 이런 것은 99%(일반) 사건에도 다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이사장의 대권도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이 “일약 좌파진영의 대권후보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정치비평가들은 (저를 두고) ‘일찍 움직였다’, ‘집토끼 잡고 산토끼 잡는다’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 말로 ‘뇌피셜(객관적인 근거가 없이 자신의 생각만을 근거로 한 추측이나 주장)’”이라며 “제가 대권에 도전할 생각이 있었으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부터 (제가 대선에 나간다는) 그런 말을 하지 말아 달라”며 “홍 전 대표가 사람들을 만나서 유아무개가 대선에 나온다고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TV로 방영된 ‘100분 토론’ 이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어진 40여분의 추가 토론에서 홍 전 대표는 조 전 장관에 대해 “나는 내 각시를 그런 식으로 내몰지 않는다”, “사내 새끼도 아니다”라고 비난해 논란이 됐다.

홍 전 대표는 “어떻게 하루라도 (장관을)더 하려고 뒤적거리고...장관 안하고 남옥 가는 게 낫지. (부인이) 뇌종양이라는데, 자기는 숨고 부인만 (감옥)가고, 자긴 (감옥) 안 간다고 하는데, 그건 사내가 아니다. 남자는 그리 살면 안된다”고 비난했다.

이후 토론 질문자(청년논객)로 출연한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각시’ 등의 표현은 성인지 감수성, 젠더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자, 홍 전 대표는 “일겠다”고 인정하면서도 “경상도에서 각시는 부인이 가장 사랑스러울 때 쓰고 있다. 그 말 못하게 하면 전라도 가라는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홍 전 대표는 토론 말미에 “아까 (조 전 장관을 두고) ‘사내새끼가 할 짓이 아니다’ 라고 말한 것은 취소하겠다”며 “나는 우리 집에 가면 상남자 대접을 받는다. 내 가족의 모든 일은 내가 책임지고 살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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