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뇌물 혐의, 분리 선고해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은 29일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형법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재임 중 직무에 관해 뇌물 혐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다른 죄와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면서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죄로 판단한 특가법 뇌물죄와 다른 죄에 대해 형법 38조를 적용해 하나로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파기돼야 하고, 파기 부분과 포괄일죄·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유·무죄 판단 또한 파기돼야 한다”면서도 “파기되는 부분 중 유죄는 이 판결 선고로 유죄 판단이 실체적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대법원은 “파기환송심은 제 1심판결 중 이유무죄 부분을 포함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해 확정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다시 심리·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은 213억원에 대한 뇌물수수 약속 부분과 마필 등에 대한 뇌물수수, 차량과 구입대금에 대한 뇌물수수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면서 “검찰은 원심 판결의 무죄 부분에 대해 잘못이 있으니 유죄로 판단해달라고 했으나 원심 판단에 잘못은 없어 상고를 기각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확정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함께 대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을 강요하고, 삼성으로부터 정유라씨 승마지원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7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고, 2심은 일부 뇌물 혐의를 추가로 유죄 인정해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으로 형을 가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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